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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T 40] 환자의 경험을 설계하는 병원

#하루에한꼭지

by 연쇄살충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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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경험을 설계하는 병원


CEM, 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즉 “고객경험관리”란 경영학 용어가 있다.


이는 서비스나 제품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고객의 경험을 잘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법을 뜻한다. 병원은 최종적으로 고객의 경험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경험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이유는 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기억이나 최종 평가는 결국 어떤 총체적인 결과인 인상으로 남게 되는데, 그 인상의 중요 변수가 바로 경험이기 때문이다.


병원은 환자입장에서 다양한 경험이 생기게 되는 수 많은 접점 (Touch Points)이 있다. 우리 병원을 다녀간 환자는 우리 병원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가지게 될 것인가? 어떤 인상을 가지게 할 것인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 여기서 한 가지 우리가 꼭 고려해야 할 요소는 고객 경험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만족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과거의 경험을 표현할 때, <만족한> 경험이라든가, <불만족한> 경험이라고 잘 평하지 않는다. 이는 프로세스 중심, 즉 제공자 중심의 사고일 뿐이다. 실제로 우리는 <불쾌한> 경험이라든가, <놀라운> 경험이라든가, <환상적인> 경험이라든가, <너무 편안한> 경험이라든가, <밋밋하고, 재미없고, 심심한> 경험이라는 식의 표현을 쓴다.


즉, 경험의 영역은 매우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영역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병원을 다녀간 환자를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지만 우리 병원을 다녀간 환자에게 어떤 인상을 심어주고, 어떤 경험을 하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이 없다.


경험의 영역, 인상의 영역은 독특한 방정식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방정식을 이해하는 병원은 한 발 더 앞서가는 병원이 될 것이다.


기대를 뛰어 넘어야 경험이다. 사람은 언제나 일정 정도의 어떤 경험을 기대하는 심리가 있다. 이러한 기대를 넘어설 때, 유의미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병원은 어떤 식으로든 기대심리를 단순히 충족하기 보다는 이러한 기대수준을 예측하고, 예측을 긍정적인 방향으로이끌 때 더욱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경험은 서비스 그 자체가 아니라, 서비스가 제공되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실수로 방사선 촬영부위를 잘못 알고 검사를 한 경우, 재촬영을 하게 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이는 서비스 중심으로 볼 때는 잘못된 서비스이다. 그러나 그 직원이 이러한 실수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하면서 불편함에 대한 사과의 표시로 검사비용을 50%만 받도록 조치해주는 노력을 취했다면, 이는 고객입장에서는 새로운 경험이 되는 것이다. 항상 변함없는 미소로 교육된 그대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 매뉴얼을 지키는 것은 서비스이겠지만, 소나기가 오는 날 우산 없이 병원을 방문한 고객분들을 위해서 환자분들이 놔두고 찾아가지 않는 여분의 우산을 현관에 비치해 다음에 오실 때 꼭 가지고 오시라고 웃으며 우산을 건네는 상황은 경험이다.


번트 H. 슈미트 [CRM을 넘어 CEM으로]라는 책에서 정리한 다음의 몇 가지 정리된 경험의 유형은 병원의 경험설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 감각 경험 (sense experience) : 오감에 호소한다. 병원은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측면에서 어떠한 경험설계가 있는가?


– 감정 경험 (feel experience) : 내적인 느낌과 정서에 호소한다. 정서의 안정을 경험하게 할 수도 있고, 자연에 의한 치유의 느낌을 전할 수도 있다. 소아과의 경우는 모성애를 자극할 수도 있다.


– 인지 경험 (think experience) : 지성에 호소한다. 병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전달한다. 환자들이 오해하고 있지만, 정확히 그 개념을 이해했을 때,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습관병 질환에 적합할 수도 있다. 어떤 산부인과는 임신과정과 아버지의 역할, 분만과정과 육아과정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확하게 산모와 가족에게 인지해주는 교육 경험을 통해서 지역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산부인과가 되었다.


– 행동 경험 (act experience) : 몸으로 행동으로 한 번 경험하는 것은 큰 경험이다. 허리를 교정하는 새로운 모형의 의자를 개발한 병원은 어떤 식으로든 환자를 한번 앉혀보고 체험해보게 해야 한다. 체중감량을 지도하는 의사는 실제 지방덩어리나 모형을 만지거나 보게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추천하는 스트레칭 방법이 있다면, 말이 나올 때마다 5회씩 그 자리에서 행동해보도록 권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방식의 화장법을 지도했다면, 파우더룸에서 직접 한번 해보도록 권한다.


– 관계 경험 (relate experience) : 사회적 경험을 포함시킨다. 고객에게 사회적 정체성과 소속감을 제공한다. 의사가 환자의 이름을 정확하게 눈을 바라보고 호칭하면서 명함을 건네며 ‘저를 주치의로 생각하시고 편하게 연락하세요’ 라고 말한다. 최고 수준의 사람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건강검진 센터라는 자부심과 소속감을 심어줄 수도 있다.


#연쇄살충마 생각 ; 과연 1차의료기관에서 이러한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고민하기 위해서 의료서비스 디자인교육을 천만원 이상 주고 투자할 수 있을까 ? 조금은 저렴하고 조금은 재미있는 책과 같은 도구로 직원들이랑 독서 토론회 형식으로 공부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어떨까 한다


환자경험이라는것 어차피 마케팅 프로세스의 결과물이니까 모든 의료기관에서 다 해야하는 것이므로 꼭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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