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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T 41] 병원은 B2C가 아니다

#하루에한꼭지

by 연쇄살충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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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은 B2C가 아니다


산업을 구별하는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흔한 구별은 B2B(Business to Business) 와 B2C(Business to Consumer) 일 것이다. 누구에게 파느냐? 그 사람은 왜 사느냐? (자기가 쓸려고 사느냐?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재매 할 목적으로 사느냐?)에 따라 구매 결정구조가 완전히 달라지며, 영업방식도 달라진다는 접근이다. 이 구별법은 상식적인 접근이므로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필자는 오늘날의 병원은 그 중 어떤 산업인가?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당연히 병원은 모두 한 개인을 치료하는 것이므로, B2C 라고 분류될 것이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물론, 감기, 고혈압, 당뇨와 같이 흔한 성인 질환의 경우는 스스로 병원을 결정하고, 자신을 위해서 병원을 다니므로 B2C지만, 질환과 병원에 따라서는 B2B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고, B2F(Business to Family)도 많다고 본다. 노인성 척추질환을 예로 들어보자. 이런 경우 보호자 동반비율이 50%를 넘는다. 병원을 알아보는 사람도, 결정하는 사람도, 돈을 내는 사람도 보호자이다.


필자가 컨설팅했던 보청기 착용 구매 환자도 보호자에 의한 정보탐색, 병원의 선정의 의사결정자는 60%이상이 보호자였다. 중학생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하게 하는 것은 어머니이며, 소아과는 사실은 100% 엄마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병원은 이미 치료수혜자와 의사결정자가 분리된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이를 B2F라 부르고 싶다. 이런 경우 집단에 의한 구매 결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 구매 결정과정에서 합리성과 전문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높아진다고 조사되어 있다.

병원의 이용자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이 매우 중요한 고객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병원의 마케팅 과정과 서비스 설계 과정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일례로 보청기 마케팅의 경우도 얼핏 보면 노인층이 인터넷을 많이 이용하지 않을 것이므로, 오프라인 광고나 마케팅이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인터넷 마케팅이 효과적이었으며, 그 이유는 역시 보호자에 의한 것이었다. 여러 심리실험에서 나타나는 패턴을 보면, 본인을 위한 서비스인가? 타인을 위한 서비스인가?에 따라 구매결정 구조가 다르다고 나온다.


임플란트 치과를 선정한다고 했을 때, 본인이 치과를 결정한다면 브랜드를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만약 아들이 아버지를 위하여 치과를 선정한다고 했을 때는 소개자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병원의 브랜드를 더 따지는 경향이 있다.


또한 병원 중에서는 B2B도 있다. 필자는 대부분의 미용 성형 시장은 거의 B2B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도 있는 인터뷰를 해보면, 자신의 만족과 자신만을 위한 미용성형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은 그 결과로 더 나은 삶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숨겨진 욕망이 있었다. 성형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다는 성형의 결과로 더 나은 삶이 최종 목적이다. 이 속에는 여러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병원이 마케팅을 한다면 1차적인 결과뿐 아니라, 이러한 재생산 구조를 잘 이해할 때, 더 나은 서비스, 더 나은 마케팅이 가능하다.


#연쇄살충마 생각

(B2B, B2C, B2F, O2O 음…뭐 사실 이런 단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흑묘백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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