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한꼭지
불만환자를 줄일 것인가, 충성환자를 늘릴 것인가.
기업 경쟁전략의 대가인 마이클 E 포터는 전략은 무엇을 하지 않을지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에는 순서가 있고, 작은 노력으로 더 큰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일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다.
환자의 전체적인 만족도를 증진시키고자 하는 전략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생각해야 할 두 축이 있는데, 이것은 바로 불만환자를 먼저 줄인 것인지, 충성환자를 더 많이 만들어 낼 것인 지이다.
불만환자를 줄인다고 충성환자가 늘지 않으며 충성환자가 늘어난다고 불만환자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불만요인(dissatisfier)은 위생요인이라 하며 만족요인(satisfier)은 동기요인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만약 필자가 병원을 운영한다면 불만환자를 먼저 줄이겠다. 반대로 필자가 커피숍을 운영한다면 충성고객을 늘릴 것이다. 병원은 병원 고유의 사명이 있다. 필자가 불만환자를 줄이고자 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불만환자를 줄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유는 부정적 소문이 긍정적 소문보다 훨씬 더 강력한 확산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연구에 의하면 긍정적 소문이 3명에게 영향을 미친다면 부정적인 소문은 33명에게 영향을 끼친다. 즉, 부정적 바이러스가 긍정적 바이러스보다 8배 더 힘이 세다는 것이다.
둘째, 불만은 관리 될 수 있지만 충성은 관리 될 수가 없다.
흔히 자산관리를 asset management 또는 risk management라 쓰며 재무관리사를 risk manager라 칭한다. 돈을 늘려주는 것을 관리하는 것인데 왜 리스크를 넣은 것일까? 투자에는 언제나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며 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수익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환자들의 불만사항은 조사할 수 있지만, 충성환자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를 조사할 수 없다. 병원의 리스크는 상시 존재한다.
가령 신입간호사가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고 외래나 병상에서 일하는 것도 리스크일 수 있고, 환자가 많다는 이유로 환자 당 2분 미만의 짧은 진료시간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수술 동의서를 받을 때 이를 응대하는 상담 담당 간호사의 태도나 설명능력도 충분히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리스크는 병원의 주요 발전 요소가 될 수 있다.
셋째, 불만환자의 누적결과는 장기적으로 병원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1주일에 두 명 정도의 병원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가진 환자를 만들어 내는 병원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그러한 불만환자의 누적 수는 한 달이면 여덟 명이고 1년이면 100명이 된다. 또한 10년이면 1000명이 된다. 동네의원에서 1000명의 수는 무시할 수 없는 수이다.
필자는 지역기반의 병원이 어느 시점에서부터 환자가 증가하지 않는 이유를 한 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불만환자의 누적과 이로 인한 입소문 때문이라고 하겠다. 지역환자들은 우리 병원이 있는지 몰라서 안 오는 게 아니라 정확히 알기 때문에 방문하지 않는 것이다.
필자는 고객서비스가 탁월하여 최근 대규모 병원을 확장 이전한 한 산부인과를 알고 있다. 그 병원의 병원장은 그 성공의 원인으로 퇴원환자 만족도 조사체계와 이에 대한 피드백 때문이라고 필자에게 말하였다. 지난 5년간 그 병원은 불만이 없는 병원이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였다.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의 작은 불만요소까지 없앤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설과 의료진이 확충되어야 하며, 환자가 불쾌하게 느끼는 사소한 직원들의 언행을 줄이기 위해서는 선발과 교육, 환자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이 문화로 안착되어야 한다. 불만환자가 없다고 병원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만환자를 양성해 내는 병원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연쇄살충마 생각 ; 개원후에 지속되는 고민이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