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코, 니스
니스에 도착한 다음날 엄마와 나는 기타를 타고 모나코로 떠났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라고 들은 적도 있고, 세금을 감면할 수 있는 나라라서 전 세계 부자들의 별장이 있다고 들었다. 가는 길에 만난 노부부는 걸을 수 없어 그저 관광용 버스로 안 바뀌 돌고 떠난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엄마에게 많이 걸어야 하는 유럽여행을 계획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내 기준으로 여행을 계획했기 때문에 다리가 안 좋은 엄마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노부부처럼 관광용 버스를 타고 모나코를 한 바퀴 도는 것이 엄마에게는 훨씬 나은 여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착 후 프랑스에서도 봤던 핑크색 간판의 초밥 체인점에서 점심을 먹었다. 인종차별이었는지는 몰라도 주문을 받는 시간과 음식이 나오는 시간이 굉장히 느렸다. 마지막 미소 수프가 서빙되어야 하는데 너무 아무리 기다리고 웨터에게 여러 번 말해도 나오지 않아서 결국엔 그냥 나왔다. 엄마는 끝까지 마치치 않은 식사를 아쉬워했지만, 나는 제한된 시간 안에 모나코를 둘러보고 다시 니스로 돌아가야 했기에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모나코의 풍경은 확실히 니스와는 달랐다. 도착 전 워낙에 모나코가 부자 나라라는 말을 들어서 인지 모든 건물이 비싸보였다. 도로에는 각종 슈퍼카를 볼 수 있었다. 카지노가 유명하다고 해서 한번 들어가 보았다. 반바지는 안된 다고 해서 옷까지 갈아입고 들어가 보았는데 딱히 즐길 거리는 없었다. 카지노는 영국에서 술을 마시고 저녁에 음식을 먹기 위해 들르곤 했다. 영국의 식당은 빨리 닫기 때문에 늦음 밤 음식을 먹으려면 카지노 밖에 생각이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모나코의 풍경을 좋아했다. 항구의 맑은 바다 위 수많은 보트들은 부유한 사람들이 취미로 바다르 누비며 휴식을 위해 모나코로 들어온 것만 같았다.
모나코를 안바퀴 돌고 더 늦기 전에 니스로 돌아가는 기차를 탔다. 기차를 타고 오는 중간에 보이는 해변에도 바라솔을 펴고 예쁜 해면에서 사람들이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나는 문뜩 어떤 사람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여름을 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닷물에 비추어진 황금빛 노을은 왠지 모르게 나의 감수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마지막 날의 저녁은 에어비엔비의 부엌을 이용하기로 했다. 숙소에서 가까운 마트로 가 저녁거리를 샀다. 신기하게도 한국의 삼겹살과 똑같이 생긴 고기를 팔고 있었다. 심지어 가격도 상당히 저렴했다. 프랑스어로 쓰인 조미료가 가득한 섹션에서 소금이 뭔지 몰라 마침 옆에 있다 남자에게 소금이 어떤 거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친절히 알려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가 영국인이고 회사가 니스에 있어서 이곳에 살고 있다도 했다. 나는 그에게 이렇게 천국 같은 곳에 매일 살고 있으니 부럽다고 했다. 각종 야채와 조미료, 맥주와 와인을 사서 숙소로 향했다.
엄마는 한국의 삼겹살을 프랑스의 마트에서 발견한 것을 엄청 좋아했다. 먼 타국에서 한국의 맛을 맛볼 수 있음과 가성비까지 챙길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부엌에서 양송이와 파프리카와 함께 삼겹살을 구워 넓은 뒷 바당 베단다에서 와인, 맥주와 마지막 저녁을 즐겼다. 무엇보다도 엄마가 너무 좋아해서 이번 여행으로 니스를 선택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했다. 박물관과 관광지를 적게 방문했음에도 만족스러문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