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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엄마의 영국 방문

옥스퍼드

by KIDAE 기대

엄마와 니스 여행에서 돌아온 후 다시 내가 지내는 영국의 올드스트릿의 사설 기숙사로 돌아왔다. 유로스타의 각도시의 정류장은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서 도시 외곽에 위치한 공항으로 갈 필요가 없어 시간이 단축되어 편리했다. 내가 왜 여태까지 이용하지 않았을까? 하는 죄책감까지 들었다.

나의 학사 졸업식에 맞춰 영국을 방문한 엄마의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전에 영국의 외곽의 도시 한 곳을 여행하기로 했다. 나도 몇 년을 영국에서 살면서 공부했지만 런던에만 머무르는 시간이 대부분이고 런던 외에는 브라이튼과 바스를 가본 것 밖에 없었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많이 후회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엄마와 함께 여행할 영국의 다른 도시는 옥스퍼드로 정했다. 그 유명한 옥스퍼드 대학이 위치한 곳이다. 영국의 대부분의 대학들은 우리나라처럼 캠퍼스가 한 곳에 위치한 것이 아닌 도시 곳곳에 위치하고 있다. 옥스퍼드대학의 캠퍼스도 엄청 많다고 들었다. 내가 석사과정을 공부할 센인트마틴의 예전에는 여러 개의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얼마 전 새로운 건물에 거의 모든 학과를 통합하였다.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의 각기 다른 전공의 학생들과 교류하며 쉽게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런던에서 옥스퍼드까지는 기차를 타고 갔다. 옥스퍼드에 도착하고 도시를 조금 걷다 보니 중세 유럽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런던에도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있긴 하지만 오스퍼드는 도시 전체가 영화의 세트장 같이 느껴졌다. 딱히 어딜 가자고 계획을 세우지 않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관광 코스였다.

하지만 해리포터의 촬영지였던 옥스퍼드대학의 학생식당은 꼭 가보고 싶었다. 줄을 서서 입장하였고, 입장하자마자 맛있는 수프냄새가 났다. 영화의 촬영지라서 그냥 세트장 일 줄 알았는데 실제로 옥스퍼드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식사를 하는 곳이 이었다. 수프냄새는 식욕을 돋웠다. 나도 한번 이렇게 멋진 학생 식당에서 학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식당의 내부는 해리포터에서 봤던 그대로였다. 길게 늘어선 의자와 식탁 그리고 조명 등. 벽에 붙어있는 인물화는 아마도 옥스퍼드 대학과 관련된 중요한 인물 같았다.

옥스퍼드에서 돌아오는 길에 생긴 지 얼마 안 된 비스트빌리지라는 아울렛에 들렸다. 예쁘게 꾸며진 아울렛 건물과 조경은 구경할만했다. 엄마는 이곳에서 졸업식에 입을 트렌치코트도 사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의 선물도 삿다.


그렇게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다음날 엄마는 한국으로 떠날 준비를 했다. 택시를 다고 히드로공항으로 갔다.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엄마가 잘 찾아가도록 탑승구의 번호를 알려주었다. 마침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학생들이 있어서 따라가도 탐승구까지만 엄마와 같이 가 줄 수 있냐고 물어봤다. 학생들은 흔쾌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고 엄마와 함께 비행기를 타러 들어갔다. 탑승구로 들어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곤 왜인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 다리가 아픈 엄마를 더 배려하는 여행 계획을 짤걸, 영국에 있는 동안 더 잘해 줄걸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이제부터는 내가 진짜 가고 싶었던 학교의 석사과정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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