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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DT

Tourne De Transmission

by KIDAE 기대

면접 때 협의 한 것과 같이 일주일에 3번 스튜디오에 근무하러 갔다. 출근길은 내가 살고 있는 올드스트리트역의 사설 기숙사와 엄청 가까웠다. 스튜디오로 가는 길의 골목길은 아기자기한 집과 작은 공원이 있어 한적함이 나를 기분 좋게 했다. 그리고 유니클로에서도 주말 아르바이트도 시작을 했다. 패션석사과정을 시작하기 전 최대한 돈을 모아 노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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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서는 타이를 도와 무드보드를 제작하기도 하고, 의류 생산에 필요한 의류 도식화를 그리기도 하였다. 글램이 내가 그린 그림을 좋아해서 여러 장 더 그리기도 하였다. 그가 내 그림에서 영감을 받았는지 나중에 컬랙션을 진행할 때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섭외해서 컬랙션이 진행되는 동안 작가에게 작업을 하는 퍼포먼스도 했다. 그 작업물을 모델들을 장식하는 액세서리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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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일본의 유명 잡지에서 의류 촬영을 위한 옷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다. 의류를 철제봉이 달린 박스에 옷을 걸어서 상자 속에 걸었다. 그리고 잘 포장해서 일본으로 보냈다. 타이는 TDT 같은 신생브랜드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뻐하였다. 하지만 일본으로 보낸 옷을 다시 돌려받았는지는 모르겠다. TDT는 같은 해 런던패션위크에서 선보일 남성복 컬렉션을 준비하고 있었다. 콘셉트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어떤 아프리카 흑인 부족에 관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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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디자이너가 합류되었다. 그는 작은 키에 어두운 피부색을 가지고 있었다. A-COLD-WALL라는 신진브랜드가 한창 핫하던 때였다. 그는 A-COLD-WALL에서 근무한 이력 때문에 글램의 눈에 띄어서 합류하게 되었다고 한다. 글램은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맥인 많은 것 같았다. 매일 스타일리시한 사람들이 스튜디오를 오갔다.


타이는 새로 들어온 디자이너를 경계했다. 아무래도 그는 TDT의 초창기부터 모든 업무를 혼자 했기 때문에 새롭게 합류한 디자이너가 거슬렸던 것 같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디자이너는 딱히 하는 일이 없었던 것 같다. 그저 작은 회의를 하면 현란한 말솜씨로 조언만 했다. 쉽게 말해 입만 살아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인턴이라도 나를 많이 배려해 주었던 타이와 달리 나를 배려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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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되어 있던 Central Saint Martins의 패션석사과정의 입학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다. 곧 TDT에서의 인턴일을 마무리해야 했다. 다른 회사와 달리 인턴이라도 나를 많이 배려해 준 타이에게 고맙게 느껴졌다. 타이는 내가 입학할 패션 석사과정에 입학하고 싶어 했다. 그는 입학 지원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퇴근 후 그의 작업을 하곤 했다. 우리는 Central Saint Martins 다시 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같이 준비하던 TDT의 남성복 컬렉션이 런던패션위크에서 열리면 불러달라고 했다. 그렇게 타이와 작별 인사를 했다. 타이는 TDT의 상품중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면 주겠다고 했다. 아노락스타일의 큰 지퍼가 달린 옷을 골랐다.


그리고 몇 달 후 TDT의 남성복 컬렉션이 열린다고 타이에게서 연락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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