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앙코르와트 새벽에 달려갔다

캄보디아 여행

by 김학선

새벽 4시 다소 무거운 몸을 일으킨 나는 바로 부지런히 씻기 시작했다. 대충대충 머리를 말리고 가방 속에서 소형 랜턴을 찾아 주머니에 넣었다. 오늘 새벽 나는 앙코르와트 일출을 보기 위해 조바심 속에서 서둘기 시작했다.

나는 "어제 톡톡 기사에게 미리 이야기했으니 호텔 입구에서 기다리겠지?"하고 아내에게 말하면서

" 밖에 좀 춥더라... 옷을 단단히 입고 갑시다" 나는 열대지방이지만 새벽에는 춥다는 것을 아내에게 말했다.

새벽에 앙코르와트로 가는 톡톡이에 앉은 나는 정말 초겨울의 서늘함을 느꼈다. 자동차와 달리 차창이 없는 톡톡이는 세차게 스치는 바람을 막아주지 못했다.

또 하나 어려운 점은 옆으로 지나가는 자동차와 톡톡이들이 뿜어내는 매연이었다.


앙코르와트 남문을 가기 위해서는 해자를 건너야 하는데 다리가 없이 임시 가설 부교와 같은 곳을 놓았는데 걸을 때마다 출렁출렁 흔들흔들한 기분이 들었다. 앞이 한 치도 안 보여서 주머니에 넣은 소형 랜턴을 꺼냈다.

나와 아내는 가장 일출을 보기 좋다는 북쪽 작은 연못으로 왔다. 북쪽 작은 연못에서 보면 앙코르와트 전면부가 바로 보이고 해돋이는 앙코르와트 위로 올라오기 때문에 일출 보는 자리로서는 최상이라고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한 것 같았다. 좋은 자리를 가기 위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기에는 거의 역부족이었다. 마치 사이에 옆을 내주는 것을 거부하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여명이 오르고 날이 조금씩 밝아왔다. 너무나 놀란 것은 어둠 속에서 모여있던 수많은 사람들이다. 조금 한 연못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움집 하여 숨죽이고 기다렸던 것이다.

그런데 날이 완전히 밝아도 해가 오르지 않았다. 새벽부터 해돋이를 보려고 설치고 왔는데 조금 실망했다.

아내도 "구름이 많아서 해가 안 보이네"하고 말했다.

나는 아쉬운 마음으로 "그럼 내일 또 와야지"하고 오늘의 해돋이는 포기하려고 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도 하나둘씩 가지고 왔던 카메라 스탠드 등 사진 촬영보조장치를 철수하기 시작했다.


할일없이 한참 동안 사람 구경하는 순간 "아! 저기 해가 오르네" 하고 나는 카메라로 찍기 시작했다. 지각생같이 늦게 떠오르는 해는 상상했던 붉은 해가 아니고 금빛 찬란한 해였다. 사원 전면부 동쪽 위에 수줍게 떠오르는데 우리에게 조금 미안해하는 것 같기 하였다. 나는 떠오르는 해를 눈으로 보자마자 카메라에 눈을 대고 사진을 연거푸 찍기 시작했다.

더욱 아름다운 것은 작은 연못에 반사되는 광경도 대단했다. '데칼코마니'미술 기법같이 연출되고 있었다.

이제 그토록 아름답다고 알려진 앙코르와트의 일출은 나와 아내뿐만 아니라 오늘 새벽 힘들게 찾은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선물을 선사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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