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계절과 같아서...

by Kidcat혜진

20160831





‘일상’은 ‘하루를 잘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지루하게 반복되는 것’들을 고단하겠지만 ‘잘 견뎌내는 것’이라고 했다.


시침과 분침이, 그리고 초침이 항상 제자리를 찾아가듯이.

째깍거리며 바쁘게 움직이는 서로 다른 바늘이 매일의 반복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듯이.


일상.

하루를 잘 버티고, 이겨내는 것.

그렇게 매일을 잘 버티고 이겨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어느 날, 바람이 낯설었다.

문 밖을 나서 한 걸음 내딛는 순간,

마주치는 그 공기가 낯설어 나도 모르게 허공을 올려다보았다.



일상이 내가 견디는 시계 속 바늘이었다면,

연애는 문 앞을 나서는 순간 그 온도의 변화를 서서히 느끼는 계절과 같았다.

계절이 변하고 있는 순간에 늘 내가 있었다.


눈 돌리는 곳곳마다 시작을 알리는 봄을 지나,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나니,

드디어 일렁이는 그 바람 속에서 가을이 느껴진다.

높아진 하늘만큼 멀어진 우리 사이의 무언가.

언제 뜨거웠냐는 듯 서늘해진 바람.

그 후 오게 될 겨울은 이별 준비를 알린다.



그 계절들 사이에서도

이맘때쯤이 아마 가장 서글픈 계절이 아닐까.


하루 사이에도 오르내리는 그 온도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당신이라는 사람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아,

나라는 사람부터 이해하려고 애쓰다 결국 아프다.



연애의 온도만큼 계절의 변화도 미묘해서,

사람을 설레게 만들기도 하고, 슬프게 만들기도 한다.

고작 얼마 되지 않는 감정의 온도 따위에 웃다가, 울기도 하고,

계절 변화에 적응을 못해서 그동안에는 감기에 걸리기도 한다.


연애에도 환절기가 있다면, 지금일 것이다.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에 대한 대처 방법을 안다고 해도,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저 오늘처럼 문 앞에 선 채,

바람이 불면 계절이 변하는 것을 읽고,

내가 당신을 만나서,

이별이 다가옴을 느끼면, 그대로 두어야 한다.


계절이 태양 주위를 맴도는 지구의 일이듯이,

연애도 결국 서로의 주변을 맴도는 사람의 일이다.

혼자 돌고 있는 지구의 일상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니,

혼자 움직이며 사는 나의 일상도 달라지지 않는다.



계절도,

연애도,

나도,

당신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저 지나가고, 지나갈 뿐이다.


돌고 돌아, 언젠가 제자리를 찾으면,

다시 또 그 계절이 오듯이.

조금 더 설레는 연애,

조금 더 뜨거운 우리,

조금 더 서늘한 이별,

감기,

그리고 또 겨울.



그저 오늘도 문 앞에 선채,

바람이 불면 계절이 변하는 것을 읽고,

내가 당신을 만나고,

무언가가 변한다면, 그대로 두어보련다.


오늘의 일상은 시작되었고,

이 계절도 결국은 지나가겠지.





오늘의 일상은 시작되었는데,

나의 계절은 돌아오지 않은 채 머물러 있네.

매거진의 이전글아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