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싶은 당신에게
나이를 먹을수록 잔소리를 하는 것은 늘고 듣는 것은 싫어진다.
세상에 대해서 뭔가 좀 알게 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잔소리를 덜 하고 많이 듣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글쓰기는 반대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글에 대해서 잔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하고 다른 이의 글에 대해서 잔소리를 하기는 주저하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기의 글에 자신감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글에 대해서는 잔소리라고 하기보다는 비평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자신의 글이 잘 되었건 아니건 다른 이에게 비평을 듣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글쓰기 초보자일수록 낙담과 실망의 깊이가 크다.
그런 면에서는 나도 여느 초보자와 다를 바 없다.
누군가 내 글에 대해서 날카롭게 지적을 해대면 머리로는 수긍 하는데 그것이
가슴까지 도달하는 데는 한 참 걸린다.
꽤 오래전에 나도 문예 잡지에 시를 투고한 적이 있다.
그동안 써왔던 시중에서 다섯 편을 골라 다시 다듬어서 보냈다.
몇 주 동안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렸지만 몇 달이 그냥 흘러버리고 말았다.
왠지 서운하기도 하고 높은 벽을 느끼기도 하였다.
내가 쓴 글들이 초라해 보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써 온 것들이 다 무의미하기까지 했다.
다시 글을 쓴 것은 그것들이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갈 무렵이었다.
그리고 10여 년 전에 지역의 한 문인으로부터 내 시들을 평가받은 적이 있었다.
역시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듣고 싶었지만, 딱히 집어내서 말해 주시지는 않았다.
글이란 것이 꼭 집어내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 사이 몇 번 원고를 출판사에 보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리 기대도 하지 않았고 연락이 없어도 마음의 동요는 없었다.
나는 초보자일수록 평가를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평가가 자신의 글쓰기 전부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평가가 최종 결과가 아님은 물론이다.
좋은 글을 읽고 닮으려고 노력하고 계속 쓰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몇 번의 평가에 절망했더라면 지금 이 글도 쓰고 있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글을 쓸 때 행복하다면 그 어떤 평가도 무시해도 좋다.
그것보다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없다.
평가라는 것이 객관적이지 않으며 절대적이지 않다.
평가에 나를 맞추려고 하지 말고 평가가 나에 맞추어지도록 해야 한다.
내가 쓰는 글은 나만이 쓸 수 있다.
나의 글은 나만의 고유한 스타일이다.
계속 써라 그러면 당신의 스타일에 대한 유일한 평가만 남을 것이다.
행복하라 그리고 써라.
이것이 글쓰기의 처음과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