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횡단보도를 건너고 육교를 지나서 백화점 지하에 위치한 서점에 도착했다. 시간은 오후 일곱 시 이십오 분이 지나고 있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서점 안에서 책을 고르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서점을 둘러보았다. 앞 매대에는 스테디셀러책을 한 곳에 모아서 놔두었고 그 뒤에는 갓 나온 신작을 한 곳에 모아놓았다. 코로 크게 숨을 들이마시자 찬공기와 빳빳한 종이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고래에 관한 책을 찾아보려고 자연과학 쪽으로 가서 빈틈없이 채워져 있는 책장을 오른쪽 검지손가락으로 책등을 밀면서 제목을 확인했다.
순간 눈에 들어오는 고래에 대한 책을 열고 목차를 살피자 맨 아래 언저리에 적혀있는 일각고래라는 게 보여 그 페이지를 찾아서 읽어 내려갔다. 우선 사진은 내가 꿈에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그건 뿔이 얇고 길지 않았다. 두껍고 짧은 편이었다. 나는 책을 넘기면서 보고 있다가 깜짝 놀라며 그건 꿈속에서 고래처럼 보이는 어떤 것일 뿐이야. 현실에도 있을 거라는 생각은 너무 터무니없어. 정신적으로 이상해 보여. 하고 내게 일깨웠다.
나는 책을 덮고 서점을 나와서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 중간에 천 원짜리 소금빵을 판다길래 하나 샀는데 내가 알던 그 소금빵이 맞나 싶을 정도로 퍽퍽하고 맛이 없어서 한입 먹고 빵을 비닐봉지에 넣어 둘둘 말아서 가방에 넣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