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랭이 Oct 10. 2023

강제로 글쓰기에 잡혀왔다.

브런치 : 글 발행 안내,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유난히도 바쁜 가을을 보내고 있는 요즘이다. 가장 중요한 진급시험은 이런저런 핑계로 이제 내려놨지만, 이번주 토요일에 있을 콩쿨 본선 준비와 합창제 준비, 소방청에 사용할 영상제작 외에는 여념이 없다.


글쓰기를 쉬는 것이 꼭 다른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은 아니나, 글쓰기를 잠시 쉼으로써 다른 분야에 집중을 하고 싶었다. 워낙 다양한 분야를 손대다 보니 가끔 이렇게 한 가지를 잠시 내려놓음으로써 지금 집중해야 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기 때문이다.


며칠 전 브런치 알림이 하나 떠서 보니 이런 알림이 도착했다.



글을 발행하라는 것이다. 

나는 이런 자동(?) 알림이라도 의외로 꽤 반응하는 편이다. 속으로 잘 찔리는 편이라 한 숨을 푹푹 쉬며,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었다.


글을 쉬어보니 또 다른 불편한 감정도 생겼다. 바로 소통하던 사람들과 연락이 끊어지는 것이다. 서로의 글을 보며 흐뭇해하고, 댓글로 소통하며 의외로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었는데, 글쓰기를 멈추니 글 읽기도 멈추어 버리게 된 것이다.


글쓰기를 멈추면

글 읽기도 멈춘다.


글쓰기를 멈추면

글 쓰던 머리가 굳게 되고,


글쓰기 머리가 굳으면

글쓰기를 하기 전의 상태로 돌아간다.


물론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휴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머리를 잠시 식혔다가 다시 글을 쓰면 더 좋은 글도 나오니 말이다. 오랫동안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면, 근육은 마지막으로 운동을 마쳤을 때의 상태를 빠르게 기억해 내는 특성이 있다. 글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쉬어도 엇비슷하게는 돌아온다. 쉬는 기간이 빈번해지거나 너무 오랫동안 쉬면, 튼튼한 글쓰기 근육을 만들지 못하게 된다.




본서에서 제안이 하나 왔다. 소방청에서 모 신문사와 기획연재를 하게 되었는데, 글을 하나 써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개 서에 1개 글을 꼭 제출해야 한다는데, 고민할 것도 없이 승낙했다. 글을 잘 쓰지는 못하지만 후배의 부탁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터라 전화를 끊고 오후에 바로 자료를 넘겼다.


이렇게 나의 쉬고 있던 강제 글쓰기가 시작되었고, 다시 브런치를 열어보게 되었다. 



고가의 자전거를 알아보던 내게 한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진짜 자전거를 안 타면 미칠 것 같아서 

새벽이고 밤이고 자전거를 끌고 나갈 거면 그때 자전거를 좋은 걸로 사.

딱~ 그 상태가 자전거에 미쳐있는 상태거든.

그게 아니면 넌 아직 자전거를 진짜 취미로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야.


글쓰기도 그렇지 않을까.


글을 쓰지 않으면 미칠 것 같고,

한 자라도 써야겠고,

눈만 뜨면 글에 손이 가는 상태.


그 상태가 정말 글쓰기를 사랑하는 상태가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예전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음을 나의 옛글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계속 쓰자. 지나가면 잊어버린다.




요즘 너무너무너무 바빠 글쓰기와 글 읽기를 잠시 쉬었습니다. 콩쿨과 영상제작, 정기연주회가 끝나는 대로 다시 글을 써야지라고 다짐했는데, 저의 경기도 오산이었습니다. 글을 계속 쓰면서 제 삶이 풍요롭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지요. 소통을 하던 작가님들께도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뭐 죄송할 것까지야 없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글을 쓰고 읽고, 댓글을 달고 하던 그 시간이 저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마음이 많이 좋지 않았습니다.


화요일 달콩하우스 연재와 저의 이야기를 담은 여러 가지 글들을 자주 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 강의 괜찮았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