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굴 중에 머스터드랑 갈릭을 바른 게 있었나...' 내가 자칭 생굴 킬러라 생굴을 엄청 좋아하는데, 머스터드랑 갈릭이 가미된 굴은 상상도 못 해봤다. 아니 그런 굴이 있다면 먹기 싫어질 것 같았다.
"여보, 혹시 머스터드 말고 다른 글자 없어요?"
"아, 150g이라고 되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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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거 제가 다이어트하려고 산 닭가슴살인가 봐요... 업체에서 인쇄를 잘 못 했나 봐요..."
"네??"
인쇄오류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은 덕분에 한 바탕 크게 웃었다. 그리고 박스를 같이 발견했던 장모님께서 내가 생굴을 좋아하는 것을 아시니, 생굴을 사주시겠다고 하시며 집으로 가셨단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만약 인쇄오류 같은 별 것 아닌 실수에 불만을 가졌더라면 크게 한 번 웃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장모님께서 생굴을 사주지 않으셨을지도 모른다. 언제 허연 아이스박스를 보며 10분 넘게 웃어보겠는가. 세상의 색상은 빛이 정해도 내 감정은 내가 정한다. 웃을 수 있을 때 많이 웃자. 세상에 웃을 일들이 너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