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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랭이 Oct 26. 2023

엄마의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드렸다

엄마, 생일인데 미역국 먹으러 와

참 감사하게도 올해도 엄마의 생일이 찾아왔다. 엄마의 탄생(?)은 나를 있게 했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해 주었으며 사랑하는 딸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었다. 기적이 아닐 수가 없다.


엄마의 생일날에는 가족을 집합시킨다. 시골에 계시는 아버지와 막내외삼촌 식구, 여동생 식구까지 해서 많은 인원이 모인다. 하지만 올해는 달콩이의 독감과 나의 바쁜 일정 탓에 추진을 하지 못했다.


북극곰(엄마의 애칭)에게 무엇을 해줄까...

고민하다가 북극곰을 유인하기로 했다.



독감에 걸려 입맛이 없는 달달콩이가 떠올랐다.


"(장난스러운 말투로) 북극곰~~ 뭐 하십니까~"

"(잘 받아주는 북극곰) 무슨 일이시지요~"

"(다시 진지하게)아~ 그 달콩이가 열이 올라서 밥을 통 못 먹는데 며칠 전부터 '생선, 생선'하면서 노래를 부르더라고 그래서 생선 사러 마트 왔는데, 내가 구우면 맛이 없어서..."


북극곰 센서가 위기를 감지했다.


"마트에 무슨 생선 있는데?"

"고등어, 조기 뭐 여러 가지가 있네?"


"고등어는 집에 있는데?"


물었다!!!


"(발 연기를 하며)아~ 어떡하지?"

"내가 나중에 봐서 구워줄게"


구워줄게

구워줄게

구워줄게


행복한 목소리가 가슴속에 메아리치며 울리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 달콩이와 북극곰을 기다렸다. 


'띵동~'


북극곰이 도착했다. 한 손에는 생선 두 마리와 한치무침이 들어있는 비닐봉지가 들려있었다.


"할미~  할미~"

 할머니를 보고 기운을 차린 달콩이가 놀랍게도 생선을 마시기 시작했다. 달콩이의 생선이 떨어질세라 어른 셋이서 열심히 가시를 발라낸다.



나도 한숨 돌린 후 미역을 물에 불렸다.


미역국
난이도 및 요리시간

하 / 약 20분


재료(성인 4인 기준)

 - 미역 : 2~3 움큼

 - 멸치액젓 : 1~2큰술

 - 다시용 멸치 : 1 움큼

 - 국거리용 소고기 : 반 팩 또는 한 팩

 - 참기름 : 2/3 큰술


요리순서

 1. 미역을 불린다.

    ※주의 : 미력이 들이 엄청나게 커지니 너무 많이 넣지 말고, 부족하면 추가할 것! 미역무침을 먹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미역이들이 열심이 성장하는 중

2. 국거리의 루틴인 다시물을 만든다.

   멸치 한 움큼 쥐고 넣어서 끓이면 된다.

나의 선택을 받은 멸치 녀석들

3. 소고기, 미역, 멸치액젓을 넣고 볶는다.

  소기기가 살짝 익기 시작하는 것 같으면(색이 변하기 시작하면) 멈춘다. 원래 소고기부터 볶았는데, 시간이 없다. 이때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어도 되고, 국이 끓을 때 넣어도 된다.


맛있게 볶이고 있는 미역이와 소고기들

3. 다시물과 볶은 재료들을 합친다.

벌써 군침이 돈다.

4. 간 맞추기

 사람마다 지역마다 입맛이 다 다르니 간을 맞춰준다. 나는 좀 짜게 먹는데 아내는 싱겁게 먹는다.(?) 어쨌든 맛소금이나 액젓으로 간을 맞추고 짜다면 물을 조금 더 추가하면 된다.


참고로...

요리 선배님들은 다 아시겠지만 미역국은 한번 더 끓여 먹을 때가 제일 맛있다. 고로 처음에 너무 짜게 할 필요가 없다는 뜻!




맛있게 식사를 마친 엄마에게 맛있었냐고 계속 물어보았다. 칭찬이 마려운 철없는 아들이다...

오늘 하루도 생계를 위해 택시 운전을 하며 온 시내를 돌아다녔을 엄마에게 따뜻한 밥상을 차려드려 내심 뿌듯하지만, 마음이 저려오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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