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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랭이 Oct 25. 2023

 두 여자를 위한 닭백숙

누구나 따라하는 몹쓸 레시피

요즘 코로나가 다시 기승이다. 어린이집에는 감기 바이러스가 활개를 치고 있고, 선생님, 부모님 할 것 없이 다들 고생이다. 퇴근길, 헬스장 옆으로 소아과가 있는데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으로 도로가 마비가 되었다.


달콩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많이 심하지 않아 다행이지만, 벌써 일주일째 콧물이 줄줄 흐른다. 최근에 항생제까지 처방받았는데, 항생제를 투여하면 애고 어른이고 입맛이 뚝 떨어진다...

맛난 음식을 앞에 두고 즐기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내 입맛도 없어진다...


오늘은 아내까지 감기기운이 최고조에 달해 보는 내가 괜히 죄스러워진다. 혼자 감기도 안 하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식욕을 뽐내고 있는 나를 보자면 참... 돼(?)견스럽다.




그래서 준비해 보았다.


바로 난이도 '하'의


백숙

되시겠다.


난이도 및 요리시간

  하 / 1시간

재료

재료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있는 거 그대로 사용하고, 먹고 싶은 거 더 넣으면 된다.


- 닭 : 1마리(백숙용으로 마트에서 구할 수 있음)

- 약재 : 닭이랑 같이 포장해서 파는 것 사면됨

- 마늘 : 먹고 싶은 만큼

- 대파 : 1대

- 찹쌀 : 어른 2, 아이 1명 기준 종이컵으로 3컵 정도


너... 너무 간단하다..


요리 순서

바쁜 직장인! 맞벌이 부부는 시간이 생명! 요리하는 시간도 아깝다! 아래 순서대로 진행하면 금방 끝낼 수 있다.


1. 찹쌀 불리기 30분

2. 닭 손질

 - 날개 끝, 닭똥집을 가위로 싹둑

 - 목과 몸통 주변 지방을 가위로 싹둑

 - 배를 갈라 남아있는 내장을 긁어낸다.

3. 재료 넣기

 - 약재를 깔고

 - 닭을 넣은 후

 - 찹쌀 뭉치(?)를 닭 위에 올려놓는다.

 - 물은 국물을 먹고 싶으면 많이 넣고, 그렇지 않다면 완전히 잠기지 않을 정도로만 하면 됨. 결론은 취향껏.

4. 10~15분 정도 강한 불에 끓인다.

5. 마늘, 대파, 소금 한 스푼 등을 넣고 30분 정도 중불에 끓인다. 소금은 간을 봐 가며 취향껏 넣는다.

6. 꺼내서 먹는다.

라면은 뭐지...

7. 찹쌀은 닭을 다 먹은 뒤 죽을 끓일 때 풀어넣고 끓이면 끝.




6시 10분부터 시작된 요리가 7시 10분이 되자 모두 끝이 났다. 30분까지 합창단 모임에 가야 하는데 닭을 바를 시간이 없어 라면을 황급히 끓여 먹고 간 것이 옥에 티였지만 우리 집 두 여자는 맛있게 다 먹어주었단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 역시 바쁘게 하루를 살아가는 직장인이자 맞벌이 가정의 가장이다. 쫓기듯 흘러가는 시간 속에 배달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가끔 이렇게 직접 만든 음식을 먹여주고 싶다.


합창단 연습 중에 카톡에 왔다.

 

"달콩이랑 싹 다 먹었어요~"


만 원도 안 들어간 백숙이

꽤나 열일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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