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vs LPG선, 왜 재액화 방식이 다를까?
예전에 'LNG선은 영하 163도 LNG를 어떻게 관리할까?'편에서 LNG운반선의 재액화 (Reliquefaction) 시스템에 관하여 얘기한 바 있다.
요약하면, 기화된 가스를 다시 액체로 만들기 위하여 압축, 냉각, 팽창의 냉동 사이클을 사용한다. 이때 질소 또는 탄화수소 (메탄, 에탄, LPG 등)를 일정 비율로 혼합한 물질을 냉매로 사용한다고 하였다.
그 이후, 한 가지 질문을 받았다.
"가스 선박은 LNG선뿐만 아니라, LPG 운반선, 에탄 운반선이 있는데 그 선박들도 모두 같은 방식의 재액화 시스템을 사용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기술적으로는 동일한 시스템이어도 괜찮지만, 경제성 이슈로 다른 타입의 재액화 시스템을 적용한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LNG와 LPG의 '끓는점(Boiling Point)'과 '임계온도(Critical Temperature)'라는 물리적 특성을 알아야 한다.
LNG의 주성분인 메탄은 대기압에서 약 영하 163도라는 극저온에서 액체로 존재한다. 이는 영하 163도 이상에서는 기체로 존재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기화된 LNG를 다시 액화시키려면 영하 163도 보다 훨씬 낮은 온도의 냉매와 냉동 사이클이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에 LPG(프로판, 부탄)은 LNG에 비하면 다루기가 훨씬 수월하다.
프로판의 끓는점은 약 영하 42도 (대기압 기준)이고, 부탄은 약 영하 1도다. LNG에 비하면 상당히 '따뜻한' 온도에서 액체가 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성질이 있다.
위에서 '임계온도'라는 어려운 용어를 언급하였다.
임계온도는 기체를 압축하여 액체로 만들 수 있는 최고 온도라는 의미다. 즉, 임계온도 이상이 되면, 아무리 압력을 가해도 그 물질은 액화되지 않는다. 모든 물질은 임계온도 이하에서는 압력이 높을수록 액체로 되는 온도 (즉, 끓는점)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휴대 가스버너용 가스통을 흔들면 액체가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일회용 라이터를 보면 내부에 액체가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내부에 부탄이 채워져 있고, 부탄은 대기압에서 끓는점이 영하 1도이다. 여기에 압력을 살짝 높이면 끓는점이 올라가서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한다.
그런데 메탄 (LNG 주성분)의 임계온도는 영하 83도다. 이러한 물질 특성으로 LNG는 상온에서 아무리 압력을 가해도 절대 액체로 만들 수 없다. 반드시 질소나 혼합 냉매를 이용해 온도를 극저온까지 강제로 낮추어야 한다.
반면, 프로판의 임계온도는 영상 96도로 매우 높다. 임계온도가 상온보다 높기 때문에 압력을 적절히 높여주면 액체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물질의 특성은 아래 상태도 (Phase diagram)을 보면서 이해해야 한다.
아래 왼편 메탄 상태도를 보면 임계점 이상에서는 액체 영역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오른편 프로판 상태도를 보면 y축 10 bar라인에서 보라색 커브 라인을 만나는 x축 값은 대략 30도 근방임을 추정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LPG는 별도의 냉매 사이클이 없어도 액화를 시킬 수 있다. 즉, 프로판 기화 가스(BOG)는 압축기로 14 bar까지 압축한 후, 해수 냉각기(Condenser)를 통과시켜 40도까지 온도를 낮춰주면 다시 액체로 변한다. 이렇게 압축 및 응축된 프로판 액체를 팽창 밸브(J-T 밸브)를 통해 탱크로 보낼 때, 스스로 온도가 떨어지는 효과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재액화할 수 있다.
왜 굳이 14 bar까지 가압하여 영상 40도 액체를 만들까?
이는 해수 온도와 관계있다. 일반적으로 선박 설계에서는 해수 온도 32도를 기준한다. 압축된 고온의 프로판을 해수 냉각기를 통과시킬 때 해수온도가 32도이니 마진을 고려하면 프로판은 40도로 나온다. 프로판 상태도를 보면 이때의 압력이 약 14 bar이다.
물론 해수 온도가 낮으면 그만큼 압력을 덜 높여도 된다.
설계는 항상 Worst case를 기준해야 한다.
요약하면, LPG는 압축하고, 바닷물로 열교환하고, 압력을 떨어뜨리면 액체가 된다. 반면에, LNG는 영하 160도 이하의 질소 냉매와 열교환해야 액체가 된다.
가스 운반선의 재액화 시스템은 겉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 화물의 물성에 따라 완전히 다른 타입을 적용한다.
각 가스의 물리적 성질에 맞추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조선해양 기술의 핵심이다.
다음에는 에탄(C2H6) 운반선이라는 개념이 왜 나왔는지와 그의 재액화 시스템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