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운반선 재액화 시스템은 LNG/LPG와 어떻게 다를까?
지난주에 이야기한 것처럼, 오늘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과 수많은 화학 제품의 출발점이 되는 물질, '에탄(C2H6)'이 바다 위를 안전하게 건너오게 하는 핵심 기술인 '에탄 운반선 재액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에서 셰일가스 생산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부산물로 나오는 에탄의 생산량도 함께 증가했다. 에탄은 단순한 부산물이 아니라 세계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가 되고 있다. 미국산 에탄은 나프타(원유에서 얻는 석유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고, 이를 활용하면 에틸렌을 더 낮은 원가로 생산할 수 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릴 만큼 수많은 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다. 그래서 우리나라,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에틸렌 생산 공장은 미국산 에탄을 수입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미국의 에탄 수출 터미널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초대형 에탄 운반선 (VLEC, Very Large Ethane Carrier)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여기서 '대형'이라는 말은 100K(100,000 m3)에서 150K(150,000 m3)를 의미한다. 이는 국제 규격 수영장 (50m 길이 x 25m 폭 x 2m 깊이)을 40개에서 6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에탄은 운송하기 까다로운 물질이다. 에탄의 끓는점은 대기압에서 영하 89도다. 액체 상태로 운반하려면 끓는점 보다 낮은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 온도는 LNG 운반선 영하 163도보다는 높지만, LPG 운반선 영하 42도보다는 훨씬 낮다.
이러한 이유로 별도의 전용 에탄 운반선이 등장했다. 참고로 암모니아는 끓는점이 영하 33도이기 때문에 기존의 LPG선으로도 충분히 운반할 수 있다. 물성의 차이가 선박의 개념을 바꾸는 셈이다.
그렇다면, 에탄 운반선의 재액화 시스템은 LNG나 LPG 운반선과 무엇이 다를까?
이 질문의 답은 에탄의 임계온도라는 물성에 있다.
에탄의 임계온도는 약 32도다. 지난주에 임계온도 이상에서는 아무리 압력을 가해도 액체가 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선박을 설계할 때 바닷물 온도는 32도를 기준으로 한다. 이 의미는 압축된 에탄을 해수 냉각기 (Condenser)로 온도를 낮춘다고 해도 에탄은 약 36도로 나온다는 의미다. 이는 임계온도 이상이기 때문에 해수만으로 액화시키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에탄 운반선에는 프로판이나 프로필렌을 냉매로 사용하는 별도의 냉동사이클이 함께 설치된다. 이 부분이 LPG운반선과 다른 점이다.
LNG선처럼 질소나 혼합냉매 기반의 극저온 냉동사이클까지는 필요하지 않다. 에탄이 액체로 되는 온도(영하 89도)가 LNG(영하 163도) 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극저온 냉동사이클이 훨씬 비싸다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결국 에탄의 물성은 LPG와 LNG 중간쯤에 있고, 재액화 기술 역시 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다.
엔지니어링은 언제나 이런 경계에서 가장 경제적인 솔루션을 만들어 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