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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빵점짜리 엄마.

엄마가 미안해 아가.

by 키카눈넝


아, 오늘 준비 안 하고 울고 떼쓴다고 엉덩이 팡팡도 해버렸는데...
밥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에 연신 ‘빨리빨리’ 말하며 열심히 먹였는데...
돌아와 정신을 좀 차리고 보니 한눈에 봐도 상해 보이는 음식. 냄새 맡았을 땐 괜찮았는데.
상한지도 모르고 한 입 먹었을 때 입에서 도저히 씹어 넘기지 못할 만큼 냄새가 났는데, 어떻게 씹어 넘겼는지 넌. 한 번만 먹여서 다행이다.
엄마한테 혼날까 이상한 맛 음식도 그냥 꿀꺽해버리고... 그래서 배도라지 즙을 바로 마셨구나.

엄마가 제정신이 아니다. 미안해 아가... 하루 종일 죄책감에 마음이 안 좋다.
뭐든 다 먼저 먹어보고 줘야 했는데, 엄마가 잠시 정신줄을 놓고 있었나 봐. 미안해 미안해 연두야.

그래도 어린이집 웃으면서 신나게 잘 가줘서 고마워.
저녁에는 맛있는 거 해줄게! 그렇게 아침을 보내니 하루 종일 마음이 좋지 않다.
얼른 연두가 하원 했으면 좋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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