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하루하루 커가는 너에게

배운다.

by 키카눈넝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 하지 않았는가, 요즘 부쩍 내가 해왔던 일들을 따라 한다. 밥을 먹이고 정리하고 한참 서서 요리하고 설거지 하다 보면 어깨 너머로 무언가가 왔다 갔다 바쁘게 움직인다. 방에서 방으로 뛰어다니며. 저번에는 너무 조용히 잘 있길래 뭐 하는지 보니, 안방 침대에 떡하니 대자로 누워 사과를 야금야금 잘도 먹고 있다. 하는 짓이 신기하다. 누가 그리 가르친 것도 아닌데.
또 하나 요즘 자주 하는 것이, 빨래한 옷을 개고 서랍에 가져다 넣고 빨래통에 다시 담고를 놀이처럼 반복한다. 몸만 한 빨래통을 이리저리 끌고 다닌다. 서랍에 있는 옷이 빨래통에 들어가 있고 빨래통에 있던 옷들이 서랍에 들어가 있다.

정말 많이 컸다. 언제 이렇게 많은 것들을 배웠을까? 가만히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반복하고 실패한다. 그렇게 실수가 쌓여 해내는 거다. 아이를 보며 배우는 게 많다. 저 작은 아이도 배우겠다고 눈 뜨고 감을 때까지 움직이는데, 어른이 된 나는 다 안다고 생각하는지 게으르다. 반성한다.
아, 나도 엄마라는 역할을 눈 뜨고 감을 때까지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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