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딸.
남편은 정말 자상하다. 남편이 하는 일의 특성상 일주일에 많으면 이틀, 이주 만에 집에 오는 경우도 있다.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데도 아이는 아빠를 찾고 좋아한다. 보통의 아이들은 아빠를 낯설어하고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이는 남편이 있는 날에는 평소보다 들떠 있다. 둘이 잘 교감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딸의 눈높이에서 함께 놀이하고 춤을 추고 말을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세상을 다 가진 행복한 기분이 든다.
요 며칠 비가 내렸다, 아니 쏟아졌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남편의 일이 날씨 탓에 변경이 되고 쉬는 시간이 찾아 왔다. 덕분에 우리는 한적한 숲 옆인 한 카페에 다녀올 수 있었다. 테라스에 앉아 비가 오는 것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걷고 싶어 계속 밖으로 나갔고 그 뒤를 아빠가 쫓았다.
아빠는 아이의 우산이 돼주었다. 아주 커다랗고 튼튼한 우산이다.
유달리 그날 남편의 어깨가 더 넓고 크게 느껴졌다. 든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