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개근상

너에게 주는 첫 번째 상!

by 키카눈넝


오늘은 아카데미 수업 마지막 날! 마지막 날의 주제는 결혼! 수업이 뒤로 갈수록 오는 아이들이 점점 줄어든다. 그래도 석 달 동안이나 봐서 인사하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여자아이들은 드레스를, 남자아이들은 턱시도를 입고 짝을 이뤄 기념사진을 찍었다. 웨딩 카를 타고 가는 도중에 연두의 짝이 달아나버렸지만, 연두는 여전히 즐겁다.

지금으로써는 연두의 결혼식이 상상이 가질 않는다. 결혼하는 날이 오기는 올는지. 당장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도 상상이 가질 않는데 말이다. 그쯤이면 나도 꽤 나이가 들어있겠지. 어떤 여자로서 엄마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더 열심히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연두는 태어나 처음으로 상장을 받았다. 이름하여 ‘개근상’. 아무나 받을 수 있을 거 같지만, 아무나 받지 못하는 성실한 상. 사실 두 번 빠졌지만 두 번 빠지는 것까지는 봐주신다고.
프린트한 종이에 코팅까지 되어있다. 오래오래 보관해야지. 우리 연두 첫 상장이니. 남편이 지방촬영 갔다 돌아오면 짜잔 하고 보여줘야지. 어쩌면 아이를 매번 데리고 다닌 엄마들에게 주는 상일지도 모른다.

석 달 전 잘 걷지도 못하는 아기들끼리 만나 지금은 누구 하나 못 걷는 아기 없이 이리저리 잘만 뛰어다닌다. 처음에는 하지 못했던 것들을 해내는 아기들. 선생님에게 장난감을 받으러 걸어가고, 앉아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배꼽 인사까지 척척 해내는 기특한 아기들. 무럭무럭 다들 잘 자라줬구나. 장하다, 장해!
그렇게 오늘 결혼식 차림을 하고서 한 손엔 개근상, 한 손엔 부케를 들고 수업을 마무리했다.

다음 여름학기는 어떤 수업을 들을까? 기대된다. 내 인생에서 아이의 인생에서 이렇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지금뿐이라는 생각이 이 시간은 더욱더 행복하고 단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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