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않는 강의 규칙
강은 조용했다.
조용한데도, 물은 움직였다.
배가 있었다.
작은 배였다.
그 위에 그와 검은 그림자가 앉아 있었다.
검은 그림자가 노를 쥐었다.
노가 물을 갈랐다.
배가 천천히 나아갔다.
그는 입을 다물었다.
말을 꺼내는 순간, 끝이 정해질 것 같아서였다.
검은 그림자가 고개를 약간 숙였다.
중얼거리는 소리였다.
“건너면… 다시는.”
그는 끝을 듣지 않았다.
끝은 이미 알고 있었다.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배가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물은 물비린내가 났다.
그 냄새가 그를 차갑게 깜싸안았다.
그때였다.
삐—.
아주 얇은 소리.
높은 잿빛 하늘이 있었다.
하늘은 텅 비어 있었다.
빈 하늘에 소리는 있었다.
삐— 삐—.
이번엔 두 번.
소리가 위에서 겹쳐 내려왔다.
물소리와 섞이는데도 또렷했다.
그르르르르
바퀴가 굴러가는 소리.
“여기요…여…”
말 끝이 뭉개졌다.
울음인지 비명인지 모를 숨이 길게 끌렸다.
그는 숨을 들이켰다.
배는 계속 움직였는데, 공기는 갑자기 멈춘 것 같았다.
“괜찮아… 괜찮아…”
낮은 목소리.
울음이 묻은 목소리.
끝이 자꾸 흐려졌다.
그는 그 목소리를 안다고 생각했다.
아닌가.
안다고 믿고 싶었다.
삐—.
삐—.
검은 그림자는 무심히 않게 노를 저었다.
무심히, 라는 말이 가장 적당했다.
그는 노를 쥔 검은 그림자의 손을 보았다.
손가락 끝이 울렁거렸다.
차가운 물을 오래 잡은 손처럼.
“서준아…”
이름이 불렸다.
끝이 길게 늘어졌다.
그는 그 이름이 자신이라는 걸 알았다.
그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손가락이 아주 조금, 그도 모르게 오므라들었다.
그는 그 움직임을 보고 더 겁이 났다.
“서준아, 들… 려…? 야, 너—”
뒤는 소리가 아니었다.
울림만 남았다.
찢어진 숨이 한 번, 더 길게 늘어졌다.
그는 입을 열었다.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혀가 물에 잠긴 것 같았다.
검은 그림자가 말했다.
이번에도 끝이 없는 문장이었다.
“소리는… 따라옵니다.”
배가 나아갔다.
강의 한가운데로.
삐— 삐—.
하늘에서 소리가 규칙적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그 소리는, 점점 가까워졌다.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