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것으로부터의 경험>

육아휴직267일차

by 허공

평소에 일탈을 즐기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을 추구한다. 그러다가 주말만 되면 여행을 다니고 새로운 경험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일탈은 꼭 나쁜 게 아니다. 새로운 경험은 삶의 활력소가 된다. 매일은 힘들더라도 가끔은 일탈이 필요하다.

할로윈 데이란 미국의 대표적인 어린이 축제로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다니며 사탕과 초콜릿 등을 얻는 축제의 날이다. 날짜는 2021년 10월 31일이다.


2021. 10. 29. 전날 사랑이 친구 엄마가 할로윈 데이를 맞아서 어린이집 친구들끼리 모여서 놀자고 했다. 각자 할로윈 분장을 하고 먹을 것을 가지고 와 나눠 먹으면 된다고 했다. 집에 할로윈 데이를 맞아 준비한 게 없어서 고민이 되었다. 아침에 아이들에게 백설 공주 옷과 안나 공주 옷을 입혀 등원시켰다.


다른 복장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며칠 전 갔던 다이소에서 할로윈 소품을 팔던 게 기억이 났다. 낮에 다이소에 가보았다. 이미 할로윈 소품들을 거의 다 치우고 빼빼로 데이를 맞아 빼빼로를 채우고 있었다. 소품들이 거의 없어서 그 중 마녀 모자를 2개 골랐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하원 시간,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모이기로 한 아파트 분수대 쪽으로 갔다. 이미 다른 아이들이 각종 복장을 하고 나타났다. 마녀 복장,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복장 등 다양한 캐릭터를 입고 왔다. 내 아이들에게도 모자를 씌워주려고 했다.


“싫어 안 쓸래”

“응? 왜?”

“싫어”

“써 보자. 응?”

문제가 생겼다. 기껏 사갔던 모자를 아이들이 쓰기 싫어했던 것이다. 모자 아래에 달린 빨간 가발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나 보다. 몇 번 사진 찍을 때만 간신히 씌우고 모자는 금방 버림 받은 신세가 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가 있었다. 바로 간식을 너무 조금 들고 온 것이었다. 서로 간단히 사탕과 젤리 같은 것을 주고받는다고 해서 집에 있는 젤리를 조금 들고 왔었다. 그런데 내가 가져온 젤리에 비해 다른 아이들이 가져온 먹을 게 너무 많았다. 덕분에 아이들은 거의 받기만 하고 먹을 것을 주지 못했다.


어쨌든 젤리, 사탕, 초코렛을 실컷 받은 아이들은 신이 났다. 사랑이는 직접 다른 엄마들에게 가 먹을 것을 더 받아서 자기 가방에 넣었다. 행복이는 낯을 가려 그런 행동은 하지 못했다. 대신 자리에 앉아서 열심히 간식을 먹었다.


아이들과 다른 엄마들과 어울려 서로 사진을 찍어주었다. 엄마들은 마치 아이들 같이 즐거워하며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은 사진 좀 그만 찍으라며 운동기구에 가서 놀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들어 올리며 같이 놀아주었다.

할로윈은 우리 나라 축제는 아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할로윈 데이를 즐겨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아이 때문에 할로윈 축제를 하다니. 새로운 경험이었다.


사랑이는 집에 들어와 가져온 간식들을 다 꺼냈다. 집에 있는 통을 하나 꺼내들고 간식들을 모두 모아 담기 시작했다. 하나의 통에 거의 가득 넣자 아이는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자랑을 했다. 동생 것도 함께 넣었다. 마치 자신 만의 보물 상자가 생긴 듯했다.

“사랑아 너 그거 한 번에 다 먹으면 안 된다.”

“네, 당연하죠”


사랑아, 내년에는 아빠가 간식 많이 들고 갈게,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자!

새로운 경험은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하나의 추억이 된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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