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275일차
아이들이 대견한 일을 했을 때, 무언가 칭찬할만한 일을 했을 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상을 주곤 한다.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을 사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어린 아이들에게는 맛있는 것을 사주는 게 좋다.
2021년 11월 6일, 오전에 아이들을 데리고 병원에 가서 독감 주사를 맞기로 했다.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낮긴 했지만, 혹시 몰라 병원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독감 주사도 무료가 있고, 유료가 있었다. 유료는 4만 원 정도 하는 것 같았다. 걸릴 확률도 낮은데 굳이 독감 예방 주사를 돈을 주고 맞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무료로 맞기로 했다.
집에서 출발하기 30분 전, 병원 예약 어플인 ‘똑딱’에 접속했다. 대기 인원이 27명이었다. 서둘러 아이들 이름으로 예약을 했다. 한 명당 2분에서 3분 정도 진료시간만 잡아도 1시간 정도 걸리는 시간이었다. 요새 예방 접종, 코로나 백신 주사, 일반 감기 환자가 겹쳐 병원에 사람이 많다고 했는데 정말 대기 인원이 많았다.
아이들을 챙겨 집을 나섰다. 행복이는 유모차에 태우고 사랑이는 걸어서 병원을 갔다. 병원에 도착하니 출입문 밖에도 이미 많은 부모와 아이들이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병원 내부에는 사람이 많아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카운터에서 아이들 이름을 불러 주고 소파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대기 인원은 15명, 아직도 30분 정도 더 기다려야할 듯했다.
주위를 보니 책을 읽는 아이들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보고 병원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을 들고 오라고 한 뒤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다. 한 권, 두 권, 세 권... 일곱 권에서 여덟 권정도 읽어 준 듯 했다. 요새 책을 많이 읽지 못했는데 병원에 온 덕분에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으아앙”
옆에 있는 어느 여자 아이가 울면서 바닥을 뒹굴기 시작했다. 아마 주사를 맞기 싫어 떼를 쓰고 있는 듯 했다. 아이의 엄마가 병원 밖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갔지만 복도가 오히려 소리가 더 울리는 바람에 안으로 데리고 왔다. 떼를 쓰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가 안쓰러워 보였다. 떼쓰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디냐 하고 안도를 했다.
“자, 사랑이 행복이 앞으로 오세요”
드디어 우리 아이들이 주사를 맞을 차례였다. 아이들은 아직 주사를 맞는 것에 실감이 나지 않는지 장난을 치고 놀았다. 사랑이가 먼저 맞기로 했다. 무릎에 앉혀 몸을 꽉 붙들었다. 사랑이는 주사를 맞아도 하나도 아프지 않다며 웃기까지 했다. 문제는 행복이였다.
“안 맞아, 안 맞아”
언니가 멀쩡하게 주사를 맞은 것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울면서 진료실을 나가려고 했다. 아이를 붙잡고 간호사 이모와 함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겁이 많은 행복이, 결국 주사를 맞고서도 한참동안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잘했어, 행복아, 하나도 안 아프지? 언니 봐봐, 괜찮자나”
아이를 달래면서 병원 문을 나섰다. 아이들을 데리고 바로 어린이 도서관으로 가려다가 근처에 있는 편의점으로 갔다.
“아이스크림 사줄게”
선물 쿠폰으로 받은 아이스크림인 ‘메로나’를 2개 샀다. 금세 기분이 좋아진 행복이,
“아빠 최고, 아빠 사랑해요”
아이스크림을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보다. 두 입 먹더니 춥다며 아빠에게 아이스크림을 넘겨 주었다.
어렸을 때는 왜 그렇게 주사를 무서워하는 걸까?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은 주사 바늘이 콕 지르는 느낌이 싫은가보다. 아이들은 그렇게 한 뼘씩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