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아주 오래 된 옛날부터 대한민국 제주도에는 인어공주 자매 7명이 함께 살았어요. 제주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섬이자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하죠.
“유설아, 너 또 혼자 바다 속에 간 거야?
“헤헤, 응, 바다 깊은 곳이 얼마나 멋진데, 언니들도 함께 가자”
“으이그, 거기가 얼마나 위험한데 가지 말라니깐”
언어공주 7명 중 막내, 막내의 이름은 유설이었어요. 유설이는 다른 언니들과는 달리 모험심이 강했어요. 항상 새로운 장소를 탐험하고 무엇이든 경험하는 것을 좋아했죠. 때로는 언니들이 가지 말라고 하는 심해도, 멀리 떨어진 섬까지도 헤엄쳐 다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유설이는 언니들과 함께 바다를 헤엄치고 있었는데, 우연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팝스타인 민이를 보게 되었어요. 민이가 마침 새 음반의 뮤직비디오 촬영 차 제주도에 왔는데, 큰 보트에서 촬영을 하는 것을 보게 된 것이죠.
“우와, 저렇게 멋있는 사람이 있다니”
큰 키에 여자만큼 하얀 피부, 찰랑거리는 머릿결, 송충이처럼 짙은 눈썹, 오뚝하게 솟은 콧날, 한 일자로 굳게 다문 입술을 가진 민이를 본 유설이는 그만 첫눈에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보트 위에서 한참 촬영을 하던 중 갑자기 세찬 폭풍우가 밀려왔어요. 하늘은 금세 검은 구름으로 가득 찼고 곧 바다에 세찬 비바람을 뿌리기 시작했어요. 보트는 금방이라도 뒤집힐 듯 출렁거렸고, 위에 있던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두려워했죠. 결국 폭풍우에 밀려 보트는 뒤집히고 사람들은 모두 바다에 빠졌어요.
인어들에게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불문율이 하나 있었어요. 바로 인간과 접촉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유설이는 민이가 물에 빠진 것을 모른 척 할 수 없었죠. 모든 사람들을 안고 육지로 올라갈 수 없어 언니들에게 도움을 청했어요. 언니들은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곧 유설이를 도와 사람들을 구해 뭍으로 옮기기 시작했죠. 유설이는 물에 빠진 민이를 안고 육지 쪽으로 향했어요.
“제발, 제발 눈을 뜨세요”
“컥, 컥”
처음에는 민이는 숨을 쉬지 않았어요. 하지만 유설이가 물속에서 인공호흡을 하자 물을 토하며 숨을 쉬기 시작했어요.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그때, 저 멀리서 사람들이 몰려왔어요. 유설이는 민이를 육지에 올려 놓고 서둘러 바다 속으로 몸을 숨겼죠. 민이가 막 눈을 떴을 때 유설이는 곁에 없었어요. 대신 다른 유명한 여자 가수가 있었어요. 민이는 여자 가수가 자신을 구한 줄 알고 웃어주었죠. 유설이는 가슴이 아팠지만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어요.
바다 속으로 돌아간 유설이는 민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에 그만 병이 들었어요.
“유설아, 우리와 사람은 이루어질 수 없어”
“알아, 흑흑, 하지만 내 마음이 아픈 걸 어떻게 해”
언니들은 유설이를 설득하려 했지만 유설이는 식음을 전폐하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어요.
유설이는 결국 언니들이 알려준 바다의 마녀에게 찾아가게 되었어요. 그리고 도움을 청했죠. 마녀는 유설이에게 다리를 만들어주는 대신 목소리를 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만약 민이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결혼식을 올리는 날 유설이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거라고 했죠. 유설이는 두려웠지만 민이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마녀와 거래를 하였어요. 마녀가 마법을 걸자 엄청난 아픔과 함께 민이는 정신을 잃었어요. 눈을 뜨자 유설이는 육지에 쓰러져 있는 자신을 보았어요. 지느러미 대신 예쁜 두 다리가 생겼지만 마녀의 말대로 말이 나오지 않았죠.
“당신은 누구죠?”
그 때 육지에 쓰러져 있는 유설이를 보고 바다를 산책 중이던 민이가 다가왔어요. 민이는 유설이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지만 대답을 하지 못했죠.
“배를 타다가 바다에 빠진 것 아닌가요? 제가 도와 드릴게요”
민이는 말을 하지 못하는 유설이를 데려가 맛있는 음식을 먹이며 정성을 다해 돌봐줬어요. 비록 말을 하진 못했지만 민이와 함께 지내는 생활에 유설이는 행복했어요.
“당신에게 말할 기쁜 소식이 있어요. 저를 구해준 사람과 며칠 뒤 결혼을 하기로 했어요? 축하해 줄 거죠? 저의 마음을 당신은 알아줄 거라고 생각해요”
민이는 유설이에게 자신이 결혼을 한다고 했어요. 바로 자신을 구해준 여자 가수와 결혼을 한다고 말이죠. 민이는 유설이에게 축하를 해달라고 했어요. 유설이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은 찢겨져 나가고 있었어요.
“유설아, 언니들이야, 창문 좀 열어봐”
방에서 혼자 울고 있는 유설이에게 언니들이 찾아왔어요. 언니들은 창 밖 물가에서 유설이에게 말했죠. 마녀에게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주는 대신 칼을 얻어왔고, 그 칼로 민이를 찌르면 다시 인어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이에요. 유설이는 언니들에게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칼을 받았어요.
그리고 며칠 뒤 민이의 결혼 식 날 아침, 유설이는 밤새도록 고민했지만 결국 민이를 칼로 찌르지 않기로 결정했어요.
‘그래, 내가 그냥 물거품이 될망정 사랑하는 사람을 찌를 수는 없지’
유설이는 방에서 눈을 감고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렸어요. 그리고 자신의 몸이 곧 물거품으로 변하는 상상을 하며 슬퍼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된 일이지?’
몇 시간이 지났는데도 유설이의 몸은 물거품으로 변하지 않고 그대로였어요.
그때였어요. 문을 열고 민이가 들어 왔어요
‘어떻게 된 거죠? 오늘 결혼식 아니었나요?’
유설이는 커다랗게 커진 눈으로 민이를 바라보았어요.
“안녕 유설아! 사실은 며칠 전 너와 언니들의 얘기를 문 밖에서 우연히 들었어, 네가 사실은 날 구해준 인어이고, 나를 위해 너의 목소리를 바친 사실도, 지느러미를 다리로 바꾼 고통을 겪은 것도, 그리고 나를 찌르지 않으면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도 알았어. 네가 나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려고 하다니. 미안하다. 그리고 난 그 가수와 결혼하지 않을 거야, 내가 결혼할 사람은 바로 너야”
민이는 유설이를 꼭 안아 주었어요. 유설이는 민이의 품 안에서 눈물을 흘렸죠. 미치도록 말을 하고 싶어졌어요.
“아.. 아.. 민이?”
“유설아? 너 목소리가”
유설이의 마음에 감동한 바다의 신이 유설이에게 목소리를 되돌려준 것이었어요.
유설이와 민이는 그 이후 여러 사람들 앞에서 행복한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멀리서 바다에서 보고 있던 언니 인어 공주들도 손을 흔들며 유설이의 행복을 빌어주었어요.
이 이야기는 인어공주를 현대판 인어공주로 각색한 이야기입니다. 원작은 왕자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이 이야기는 왕자가 사실을 알고 인어공주와 결혼한 행복한 이야기로 꾸몄습니다. 우리는 항상 꿈꾸고 있죠. 해피엔딩을요. 우리의 꿈과 희망이 이루어지는 그런 세상을 꿈꾸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