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다 가진 주인으로 살고 싶은가

육아휴직 321일차

by 허공


탐진치, 오욕락으로 인해 온 세상이 복잡하고 어렵다.


사서순환난부한(四序循環暖復寒), 춘하추동 돌고 돌아 다시 겨울이 왔는데, 미후심연육화촌이라. 원숭이는 아직도 육화촌을 깊이 그리워하더라. 육화촌은 맛있는 과일이 푸엉하게 열리는 여름 산, 가을 산.. 산중 호시절을 말합니다. 원숭이란 놈이 그때를 그렇게 그리워하더라.


이성안색증무가하니, 귀로 모든 소리가 들리고, 눈으로는 모든 색이 다 보이지만 모든 생각이 육화촌에 가 있으니 다른 것들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고 행여 이리 가면 맛있는 것이 있을까, 저리 가면 먹음직한 것이 있을까 오직 그 마음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염염나지시사문이더라. 생각 생각이 바로 죽음의 문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어찌 알겠는가?


이 게송은 이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인간의 심의식, 즉 인간의 마음을 원숭이에 비유한 것입니다. 인간은 안이비설신의의 육창을 통해서 귀로는 좋은 소리를 듣기 바라고, 눈으로는 곱고 이쁜 것을 보고 싶어 하며, 코로는 좋은 향내를 맡고자 하고, 혀로는 맛있는 맛을 추구하며, 몸으로는 따뜻하고 시원하고 부드럽고 좋은 것을 항상 찾고 있습니다.

기쁘게 해 주는 모든 사람, 좋은 일, 좋은 모든 것들에만 마음을 빼앗겨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이 마치 육화촌을 그리워하는 잔나비와 같다는 것입니다.


우리 중생들은 늘 육근을 통해서 끝없는 탐진치와 오욕락을 충족시키고자 합니다. 이때 오욕락은 재색식명수입니다. 재산은 부, 색은 남녀 간에 서로 이성을 그리워하는 마음, 식은 맛있는 음식, 명은 명예와 권리, 수는 수명으로 이것들을 충족시켜 안락을 추구하고자 끊임없이 밖으로부터 무언가를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돈을 벌고 공부하는 이유도 살펴보면, 대부분 재색식명수, 바로 오욕락을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려서부터 밤잠을 자지 않고 열심히 공부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가정교사까지 들여서 좋은 학교를 가려고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오욕락을 추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도 재색식명수, 오욕락을 획득을 하기 위해서이지 다른 것이 없습니다.


그나마 조금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국가다, 사회다, 세계평화다 이렇게 좋은 말로 포장을 하지만 그것도 따지고 들어가면 역시 오욕락을 벗어나지 못한 마음이 안에 들어 있습니다. 그 중 정말 오욕락을 벗어나서 인류를 생각하고 중생을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벌써 느낌부터가 다르고 그 처신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대개는 탐진치와 오욕락에 뿌리를 박고 있으니 아무리 입으로 거룩한 소리를 해봤자 중대한 일을 당하면 결국에는 다 사리사욕에 떨어지고 맙니다. 그런 개개인들이 모여 사회를, 그리고 세상을 구성하다보니 경제나 사회나 교육이나 사법이나 정치나 회사나 그 일체가 오욕락으로 인한 사리사욕과 탐진치 삼독에 물들어서 형무소가 필요하고 사정이 필요하고, 나아가서는 국가 간의 갈등이 생겨서 온 세계가 이렇듯 복잡하고 끝없는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 우주법계가 아무리 복잡하고 어렵고 천 가지 만 가지 얽혀있어도 그 근본 원인을 알면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근본 원인은 모두 우리의 마음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야만 합니다. 내 한 몸에 관계되는 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와 전혀 관계없는 모든 상황도 다 내 마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명백한 사실을 믿으셔야만 합니다.


‘저 달은 이 몸뚱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거기에 있었는데, 어찌 그 달이 내 마음에서 나왔다고 하느냐? 당치 않는 말이다’ 이렇게 생각하실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그러나 사실은 저 달도 우리의 마음에서 나왔고, 저 태양도 우리의 마음에서 나왔고, 이 지구대 우리의 마음에서 나왔고, 지구에 태어난 모든 사람과 모든 동물과 모든 식물도 다 우리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는 걸 아셔야만 합니다.


활구참선법을 믿고 열심히 첨선을 하면, 가까운 장래에 또는 먼 장래에 언젠가는 <과연 그렇구나! 이 세상 모든 것이 내 마음에서 나왔다>고 스스로 깨닫게 되고, 스스로 보게 되고, 스스로 의심 없을 때가 올 것입니다.


아무리 자기 앞으로 고층 건물이 몇 십 개가 있고, 땅이 수백억만평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잠을 못자고, 그것 때문에 근심이 끊어지지를 않고, 그것 때문에 가족 형제끼리 싸우고, 재판을 한다면 그러한 소유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이 아니고 자신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반면 자기 앞으로 된 소유권이 하나도 없지만 마음에 탐욕심이 없고 마음이 넓고 넓어서 무소유를 소유로 여기는 사람에게는 해와 달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산과 들까지도 전부 다 자기의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부는 바람도 자기 것, 산천초목과 모든 바위들도 다 자기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사회로 옮겨보면 자기 자식만 자식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다 자기 자식이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마음이 결국 모든 것을 다 가진 진정한 주인으로 세상을 살게 합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도 부담스럽지 않고 삶은 늘 넉넉합니다.


‘밖에서 무엇을 구하려고 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내 안에 있는 써도 써도 다함 없는, 그러면서도 누가 빼앗아 갈 수도 없는 그러한 보물을 우리의 몸과 시간을 투자를 하자’

탐진치 삼독으로 살아가고, 오욕락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지만, 마치 깨끗한 꽃이 더러운 진흙 속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것과 같이, 우리도 더러운 곳에 때 묻지 않는 연꽃처럼 살기 위해서는 일체처 일체시에 항상 활구참선을 하며 늘 ‘이뭣고’하고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깨우쳐 나가야만 합니다.

(송담스님 1994년 1월 첫째법회)


인천 용화선원 송담스님의 27년 전 법문, 27년 전 이야기지만 마치 지금을 두고 하는 말씀인 듯하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오욕락을 추구하고 산다. 지금까지 태어나 공부를 하고, 지금도 공부를 하고 직업을 얻고, 일을 얻는 게 오욕락을 위해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다른 외부에 있는 게 아닌 내 마음에서 나왔다. 내가 행복하다면 송담스님의 말씀처럼 곱게 핀 꽃 한 송이도 아름다울 것이고, 내 마음이 불행하다면 꽃이 보기 싫고 뽑아 버리고 싶을 것이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마음이 결국 모든 것을 다 가진 진정한 주인으로 살게 해준다니. 실제로 다 버리라는 말이 아닐 것이다. 무엇을 내가 다 가지려는 욕심,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욕심이 나를 힘들게 하고, 우리를 힘들게 하고, 사회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 최고의 투자는 바로 나에 대한 투자라는 말이 있다. 독서, 운동 등 자기계발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누가 빼앗아 갈 수 없는 내 마음을 바라보고 개발하는 사업에도 분명히 투자를 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 꼭 해야 하는 사업이다. 스스로 내 마음의 사업가가 되어 투자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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