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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Feb 16. 2022

제주도 한 달 살기 3일차

(화조원과 판포 포구)


제주도 3일차, 이제 몸도 마음도 어느 정도 제주 생활에 적응이 되었다. 사람은 역시 어느 곳에서나 적응을 할 수 있다. 옛적 원시 시대부터 본능이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몸은 적응을 한다.      


아이들은 전날 먹은 어묵탕과 삶은 계란, 어른은 쑥떡과 삶은 계란으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외출을 하기 전 돌려놓은 아이들 빨래를 2층에 빨래대를 펼쳐 널었다. 숙소에 건조기가 없어 무조건 빨래대를 펼쳐 말려야 한다.      


가기로 했던 곳은 바로 화조원, 제주 제주시 애월읍 애원로 804에 위치한 동물원이다. 11시에 공연이 있어 아침에 약간 서둘러서 챙겼다. 네이버 예약보다 kkday라는 사이트를 이용하니 약 5천 원 정도 절약되었다. 성인 14,000원, 아동은 10,800원 네 가족이라 총 49,600원을 결제하였다.      


숙소에서 동물원 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렸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평일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입구에서 알파카 먹이인 풀을 인당 한 컵씩 받아 들어갔다. 입구 바로 앞 넓은 광장에서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여자 사육사가 앞에 나왔다. 곧이어 독수리, 매 등이 사육사의 지시와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하늘을 가로질렀다. 바로 앞에서 맹금류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곧이어 뒤뚱뒤뚱 걷는 팰리칸 2마리, 긴 부리를 가지고 사육사를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공연이 끝나고 알파카 십여 마리가 광장에 나왔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알파카가 무서워 도망을 갔다. 곧 적응을 해 알파카에게 풀을 주었다. 큰 눈을 들이밀며 먹이를 달라고 눈짓을 하는 알파카, 사람이 무섭지도 않나보다.      


다음은 토끼와 오리, 거위에서 먹이를 주는 체험이었다. 아이들은 작은 토끼가 귀여운지 국자를 이용해 먹이를 주면서 연신 토끼를 쓰다듬었다.      


“으아아앙”

“왜, 사랑아?”

“거위나 내 손 물었어”

사육사가 높은 곳에서 먹이를 떨어뜨리라고 했는데 약간 손이 낮게 있었나보다. 거위가 살짝 사랑이의 손을 물었었는지 아이는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 다행히 손에 이상은 없었다. 반면 둘째 사랑이는 의젓하게 서서 먹이를 떨어뜨렸다.  

    

온실관에서는 앵무새에게 손에 올려진 먹이를 주었다. 앵무새가 내 손바닥 안에서 먹이를 먹었다. 아이들은 무서워서 옆에서 쳐다만 보았다.      

약 2시간 동안의 관람, 어느덧 2시간이 지나 1시 공연이 시작되었다. 

“알파카한테 먹이 또 줄래”

“뭐? 이제 가야지 추워”

“싫어”

사랑이는 알파카가 꽂혀서 한 번 더 먹이를 주겠다고 했다. 전날에 비해 바람이 많이 불고 쌀쌀해 모두 얼른 차에 타고 싶었지만 사랑이는 막무가내였다. 화조원에서 가장 좋은 게 알파카인가보다.     

 

점심은 집으로 돌아와 짜파게티와 라면으로 해결을 했다. 배불리 먹고 근처 한경도서관으로 아이들 책을 빌리러 갔다. 아이들은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피곤했는지 모두 잠이 들었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한경면의 바다가 보였다.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어서인지 바다 한가운데 풍력 발전기가 수십 대나 줄지어 서있었다.  

    

한경면사무소의 뒤편에 위치한 한경도서관, 작은 도서관으로 사람도 거의 없었다. 분명 집에서 책이음을 신청해 왔건만 개인이 도서관카드를 들고 와야 책을 빌릴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내 카드로 아이들 반전 동화 5권만 빌릴 수밖에 없었다.   

  

오는 길에 판포포구에 들렸다. 차로 지나가다 보니 3년 전 가족들과 들렸던 ‘바다를 본 돼지’라는 흑돼지 전문점이 있었다. 안에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가득 차 있었다. 판포 포구는 바로 앞에서 큰 파도가 보였다. 말문이 막혔다. 바다에 취한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의 전경이었다. 아이들에게 멋진 바다를 보여주지 못해 아쉬웠다.      

제주여행은 바다를 언제든지 볼 수 있어서 좋다. 바다에 내일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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