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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Sep 13. 2022

읽었으면 느끼고, 느꼈으면 행하라

다시 책은 도끼다(2)


1. 우리에게는 심사깊이 생각함이 빠져 있는 듯합니다. 많이 읽는 게 제일이잖아요. 1년에 100권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심사할 시간이 없죠. 결국 내 것이 되지 못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양적으로는 많이 읽었을지 몰라도 제대로 알고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책 속의 지식이 진짜 내 것이 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습, 즉 배운 것을 때때로 익히려는 노력입니다. 이 문장을 늘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양적으로 부족하더라도 주관적인 이성으로 내가 책에 담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소중한 지식이 된다는 사실도요.



2. 베어버리자니 풀 아닌 게 없지만, 두고 보자니 모두가 꽃이더라.


  이 글은 자연에 대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어줍지 않게 말씀드린 것들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버리자고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눈에 담자고 보면 꽃 같은 것이 바로 좋은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3. 독서를 금하노라, 쇼펜하우어의 문장론


 가.  다독은 인간의 정신에서 탄력을 빼앗는 일종의 자해다. 압력이 너무 높아도 용수철은 탄력을 잃는다. 바깥의 권위에 짓눌리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죠. 주체적인 사색 없이 모든 걸 책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나. 지나친 독서는 현실에 대한 감각을 떨어뜨리는 위험성이 내포되어 있다. 



 다. 진정 스스로 사색하는 자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그 소재를 현실세계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나 독서는 어디까지나 작가에 의해 가공된, 인공적인 현실이다.



 라. 많은 지식을 섭렵해도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면 그 가치는 불분명해지고, 양적으로는 조금 부족해 보여도 자신의 주관적인 이성을 통해 여러 번 고찰한 결과라면 매우 소중한 지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마. 알기 위해서는 물론 배워야 한다. 그러나 안다는 것과 여러 조건을 통해 스스로 깨달은 것은 엄연히 다르다. 앎은 깨닫기 위한 조건에 불과하다. 



 바. 최근에 자주 하는 생각인데 지혜란 것은 크고 넓은 것, 많이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 움큼인 것 같아요. 그 한 움큼을 내 몸으로 체화시켜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나가는지의 여부, 그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사. 읽었으면 느끼고 느꼈으면 행하라. 



 아. 그러나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나만의 고유한 사색에 의해 어떤 진리에 도달했다면, 비록 그 내용이 앞서 다른 책에 기재되었을지라도 타인의 사상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체험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산의 정상일지라도 오르는 사람의 개성과 방법에 의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사색을 통해 기대하는 결과는 단순히 산 정상에 도달했다는 물리적 결과만이 아니라 정상에 도달하는 동안 겪었던 체험도 포함되어 있다.



 자. 먹은 음식이 소화되어 에너지를 만들어야만 인간이 살 수 있듯이 독서를 통해 내용을 기억해야만 정신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차. 읽고 쉽고 정확하게 이해되는 문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주장하고 싶은 사상을 소유'해야 한다.



 카. 문장이 난해하고 불문명하며 모호하다는 것은 그 문장을 조립한 작가 자신이 현재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응석에 불과하다.



 타. 모든 위대한 작가들은 다량의 사상을 표현하기 위해 소량의 언어를 사용했다.



 파. 독서가 그것 없이는 들어가지 못했을 마법의 열쇠로서 우리 내부에 위치한 장소들의 문을 열어주는 존재로 남아 있는 한 독서는 우리의 삶에 유익하다.



 하. 모든 독자는 자기가 읽은 책의 저자다 - 책을 읽으면서 독자로서 나는 내 마음에 투영된 것들을 뽑아내는 것이다.  



4. 나의 생각


  독서가 그저 시간을 때우는 도구라면 우리에게 아무 의미도 주지 못할 것이다. 독서는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친구이다.


  작가의 생각을 이렇게 공유받아 생각하는 이 시간이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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