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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Dec 31. 2022

<욕심은 뱃살과 함께 자란다>


연말은 가족과 함께 보냅니다. 결혼 전에는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연말을 보냈고, 이제는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연말을 보냅니다.


글을 쓰다 보니 문득 궁금해집니다. 왜 연말은 보낸다고 할까요? 지낸다는 표현도 있는데 말이죠. 아쉽기도 했고 행복했던 1년을 이제 뒤로 하고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보낸다는 표현을 쓰는 게 아닐까 합니다.



어제는 가족들과 함께 가족 뮤지컬을 보고 왔습니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서 연말에는 공연이 거의 없어서 예매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집 근처 부천 소재 인천어린이과학관에 다녀왔습니다.



뮤지컬의 제목은 ‘산타우체국’이었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배달하러 간 사이, 앨프와 산타의 후계자가 어떤 한 아이의 선물이 뒤바뀐 것을 알고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가족뮤지컬답게 공연장 안에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공연도중에 아이들의 이야기소리에 저희 큰 아이는 시끄러운지 자꾸 뒤를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의자가 낮아 아이들은 방석을 두 개나 해서 무대를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에 아이들은 웃음을 짓고 박수를 쳤습니다. 아이들보다 오히려 아내가 더 크게 웃었습니다. 자신에게 잘못 배달된 선물인 마법의 약을 먹으려는 스크루지 할아버지가 마음을 바꿔 일일 산타가 되었습니다. 스크루지는 어머니의 몸이 아파 힘들어하는 소녀 에이미에게 선물을 주러 떠나고 산타의 후계자도 드디어 정식 산타에 임명되어 빨간 산타 모자를 씁니다.



우리는 스크루지 할아버지처럼 살면서 욕심을 많이 냅니다. 이미 많이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이, 남들보다 더 가지려고 합니다. 그러다가 그 욕심 때문에 탈이 나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들 중 첫째 사랑이도 욕심이 많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무조건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달라고 합니다. 이미 집에 많은 물건이 있는데도 새로운 물건에 마음이 빼앗기고 맙니다.



지난 2022년도에는 욕심을 많이 낸 한 해였습니다. 욕심을 많이 내면서 분수에 맞지 않은 일을 저질러 수습하기 힘든 한 해였기도 했습니다. 



어제는 체중계에 올라가 깜짝 놀랐습니다. 몸무게가 전 고점을 갱신해 상단을 돌파해버렸습니다. 어쩐지 요새 바지를 입으면 숨쉬기가 힘들어졌는데 뱃살이 늘어도 너무 늘어버렸습니다. 이제 금리 인상 같은 특단의 충격이 오기 전에 스스로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올 해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다가오는 한 해에는 욕심을 조금 줄이고 내 건강과 주위 건강을 살피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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