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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Feb 05. 2023

불편한  편의점은 불편하지 않았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모든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어제, 오늘 읽은 불편한 편의점에 나오는 문구였다. 전부터 가지고 싶었던 이북리더기, 이번 내 생일을 맞아 아내에게 이북리더기를 사고 싶다고 했다. 너무 비싼 것은 부담되고 무난하게 크레마 카르타 G로 사게 되었다.



생일 날 배송 온 이북리더기, 생각보다 크기가 작고 귀여웠다. 큰 화면은 아니었지만 책을 읽기에는 충분한 크기였다. 첫 번째로 읽은 책은 바로 ‘불편한 편의점’, 아내가 재미있다고 추천해 주었다.



우리에게 친근한 편의점, 편의점 사장인 염여사가 우연히 자신이 잃어버린 파우치를 찾아 준


‘독고’라는 노숙자를 만나 자신이 운영하는 편의점에 취직을 시켜준다. 냄새나고 항상 술에 취해 있던 독고는 그렇게 운명적으로 편의점 야간 알바에 취직을 하게 된다.



불편한 편의점은 그렇게 염여사의 시선, 독고의 시선, 주간 알바이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시현의 시선, 역시 주간 알바인 오선숙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러면서 편의점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이야기까지,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전개되었다.



우리가 자주 들리는 편의점, 그 편의점 사장과 알바들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람들, 편의점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다양한 군상들이 있고, 다양한 삶의 희노애락이 있다.



그 편의점에서 노숙자 독고의 위로와 행동은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자신마저 온전한 정신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우리는 누구나 내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발 짝 뒤로 물러나보면 이 세상에는 나보다 힘든 사람들, 나만큼 힘든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힘듦은 절대적인 게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란 걸 느꼈다.



앞으로는 편의점에 들를 때마다 사장의 얼굴, 아르바이트생의 얼굴, 그리고 손님들의 얼굴과 말투를 자세하게 살펴볼 것 같다.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제목이었지만,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고, 가슴이 따뜻한 편의점이라고 지어주고 싶다. 물론 그랬다면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


내가 이 세상의 모든 길 위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친절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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