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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Mar 14. 2023

아직 아기랍니다.

"아빠"

퇴근하고 돌아오니 왠일로 첫째 사랑이가 아빠에게 푹 안겨왔다.

"아이고, 우리 사랑이 잘 지냈어?"

둘째 행복이는 반대로 책상에 조용히 앉아 아빠를 쳐다도 보지 않는다.

"행복아, 아빠 왔으면 얼굴을 보고 인사해야지"

"행복아?"

매일 안겨서 응석을 부렸던 행복이는 시크하게 미소를 짓는다.

"웬일로 애들이 조용하지?"

부엌에서 고기를 굽고 있던 아내와 눈인사를 하고 물어보았다.

"방금까지 티격태격했지"

항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은 퇴근을 할 때 자주 싸웠다. 그래서 아내에게 웬일이냐고 물어보았던 것이다.

"으아아앙"

갑자기 행복이가 울면서 책상 위의 그림을 찢기 시작했다. 

"행복아 왜 그래?"

방금까지 멀쩡했던 아이가 비명을 지르며 울고 난리를 쳤다. 퇴근해 손발도 씻지 못했는데 아이가 영문모를 짜증을 내자 어안이 벙벙했다.

아이는 색연필 보라색이 없다, 색연필이 냉장고 밑으로 들어갔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계속 울다가 겨우 진정이 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7살, 8살이 되었는데도 아직 애기같다. 애기들아 이제 그만 울어줄래? 우리 웃으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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