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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Mar 21. 2023

<아빠는 네 편이야>


“학교 가기 싫어”


“학원 가기 싫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첫째 딸 사랑이가 날마다 내뱉는 말이다.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는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 설레는 마음이 한가득한 얼굴로 책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앞으로도 잘할 줄 알았다.



하지만 아이는 개학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갑자기 아침 스쿨버스를 타려고 기다릴 때 갑자기 학교에 가기 싫다며 울기 시작했다. 덕분에 버스를 두 대나 더 보내고서야 마지막에 우는 아이를 간신히 버스에 태워 보낼 수 있었다.



아이의 상태에 대해 여기저기 물어보고 알아보고서야 ‘새학기 증후군’에 아이가 해당함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시작은 낯설고 힘들다. 하물며 새로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는 여러 규율과 교우들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만남에 힘들어한다.



우리 아이가 쉬는 시간에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지 못하고 복도에 나와 서있는다는 말을 들을 때 가슴이 철렁했다. 그동안 아이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학교는 무조건 가야하고, 학원도 무조건 가야 한다고만 한 내가 부끄러웠다.



아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말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김포 태산패밀리파크에 가서 신나게 놀아주고, 사촌들과 함께 키즈카페에 데리고 가서 뛰어놀게 했다. 



어제 아침에는 아이를 태우고 가기로 했다. 그동안은 스쿨버스에 태워 보냈지만 당분간 아침에 출근할 때 아이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즐거운 생일 아침에도 아이는 학교에 가기 싫다며 울었다. 하지만 엄마, 아빠의 필사적인 달램으로 겨우 옷을 입고 집을 나갔다.



차 안에서 사촌 언니도 학교 가는 게 제일 싫다고 한 적 있다고 말해주자 울음을 그쳤다. “너만 그런 게 아니야, 처음은 누구나 힘들어, 하지만 곧 잘 적응할 수 있을거야, 우리 사랑이 잘 할 수 있어, 아니 잘 할 필요도 없어, 그냥 놀고 온다고 생각해, 알았지?”



학교 앞, 이미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등교를 하고 있었다. 재빨리 주차하고, 아이를 데리고 교문 앞으로 갔다.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해주었다. 아이는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실내화를 갈아신고 아이가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빠는 항상 너를 지켜보고 있어, 걱정하지마, 아빠는 네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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