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얼른 밥 먹어라, 곰디 보러가야지”
어제는 경기 광주 오포읍에 있는 ‘숲속곰디체험학교’에 가기로 한 날이었다. 아이들은 몇 일 전부터 곰디를 보러 간다고 들떠있었다.
곰디는 EBS에서 나오는 강아지 캐릭터 이름인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체험학교 체험 예약 시간은 오후 1시, 아침에 일어나 챙기고 시간이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9시 40분쯤 아이들과 집을 나서고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으니 거의 2시간이 걸린다고 나왔다.
하늘은 비가 투둑투둑 내렸고, 출근 시간이 아님에도 강변북로에는 차로 가득 차 있었다.
“아빠, 언제 도착해요?”
“응 금방 도착해”
아이들은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지만 점점 차 안에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지루해 하기 시작했다.
체험을 하기 전 도착한 체험 학교 근처 생선 맛 집에 가기로 했다. 이미 네이버 블로그로 메뉴를 보고 아이들이 잘 먹을 것 같아 결정했다.
12시 10분 쯤 생선 맛집 ‘어몽’에 도착, 메인 메뉴인 화덕생선구이가 나오기 전 밑반찬이 나와 먹었는데 눈이 휘둥그레졌다.
잡채, 고추무침, 각종 나물들은 맛이 정갈하면서도 오묘하게 맛이 있었다.
곧이어 나온 갈치구이와 이면수구이, 화덕에서 바로 구워서인지 생선이 부드럽고도 입에 착착 감겼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생선이 점심 메뉴라고 하니 먹기 싫다고 하였지만 막상 입에 넣어보니 맛이 있다며 자꾸 달라고 하였다.
밥을 다 먹고 나서 출발하니 체험 시간인 오후 1시가 다 되어 갔다. 마음은 급했지만 막힌 도로를 뚫고 날아갈 수는 없었다. 결국 체험 시간이 10분 늦었다. 체험학교는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었고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 마치 여러 단독 주택이 모여 있는 느낌이었다.
“어서 오세요, 사랑이, 행복이?”
인원을 체크하는 분들이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열 체크를 하고 빨리 체험하는 현장으로 이동하라고 하였다.
아이들은 피카소체험을 하기 위해 체험학교에서 준비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붓과 물감으로 차와 창문 등에 그림을 그리고 물총 통을 맨 뒤 물을 쏘아대었다. 비가 와서 인지 우리 아이들 외 4세 남자 아이 1명만 같은 커리큘럼에 참여를 하였다.
다음은 우주선체험, 아이들과 함께 준비된 우주복으로 갈아입었다. 아이들은 서로의 모습이 신기한지 깔깔대며 웃어댔다. 선생님도 우주복을 입고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율동을 해주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색해 했으나 이내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재미있게 우주선도 타고 외계인 체험도 하였다.
신기한 별자리도 보고, 그림도 그려보았다. 비록 비가 와서 제일 중요한 곰디를 보지 못하고 개울에 발도 담그지 못했지만 아이들은 실컷 웃으며 즐거워했다.
“아빠, 오늘 너무 재밌었어요”
“엄마, 행복한 하루였어요”
“그래? 곰디는 못 봤지만 다행이다”
아이들은 피곤한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모든 걸 해 줄 수는 없으니 다른 교육프로그램을 잘 찾아봐야겠다.
집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는 중, 갑자기 첫째 사랑이가 얘기했다.
“아빠, 나중에 결혼은 나 좋아하는 남자랑 하는 거지?”
“뭐?”
“사랑이는 아빠랑 결혼해야지”
“아빠는 나중에 죽자나”
“헉”
“이게 6살 짜리가 하는 말이야?”
“언니는 엄마랑 결혼해, 나는 아빠랑 할거야”
다행히 둘째 행복이는 아빠와 결혼을 한다고 한다. 영원히 끝나지 않는 아이들과의 대화 중 하나, 누구와 결혼할래? 아빠!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