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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공 May 29. 2023

아기공룡 둘리

"12시 40분 영화니까 미리 공부해야지"

어제는 당직하고 다음 날이었다.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다. 영화의 제목은 바로 "아기 공룡 둘리"였다.

어른들만 보려면 다른 재미있는 영화도 많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건 별로 없었다. 그 중에 제일 나았던 게 바로 둘리였다.

이미 오래 전에 나온 만화였지만 우리 아이들도 이미 알고 있었다.  둘리 노래도 이미 몇 번 들었고, 노래 영상도 봐왔기 때문이다.

어쨌든 영화를 보기 전 놀기 바쁜 아이들을 책상에 앉혀 억지로라도 숙제를 시킨 뒤 영화를 보러 출발했다.

영화관까지는 약 20분 거리, 집 근처 영화관은 시간이 맞지 않아 거리가 좀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달짝지근한 카라멜 팝콘과 제로 콜라(나만 먹었다)를 사서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관 내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둘리가 오래된 만화이기도 하고, 아이들과 부모라는 한정된 고객들만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 명 눈에 띄는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아이들 없이 혼자 온 중년의 여성이 한 명 있었다. 다들 아이들고 함께 왔는데 성인 여성이 혼자 와서 우리 자리 옆 자리에 앉았다. 아마 예전 어린 추억을 곱씹고 싶어서였을까.

드디어 시작한 둘리, 추억의 고길동 아저씨, 또치, 희동이, 둘리 엄마가 나왔다. 둘리가 만들어진지 40년이 지났다는 첫 화면을 보고 둘리도 이제 나이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이상 아기 공룡이 아닌가.

아이들은 40년 전 유머 코드도 재미있는지 연신 웃음을 떠뜨렸고, 나도 간간히 웃으며 둘리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러다가 깜빡 잠이 들었고, 눈을 떠보니 어느 새 막바지 클라이막스 부분 이야기였다.

비오는 일요일, 아이들과 함께 한 둘리 영화, 아이들과 함께 어디갈지 고민이라면 같이 봐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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