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236일차
<시간의 강박, 그리고 등갈비>
2021년 9월 27일, 어린이집 아침 등원시간은 9시 40분까지다. 선생님들의 원활한 수업을 위해 그 때까지 등원을 해달라고 하였다. 그런데 어제 등원시간을 9시 30분으로 착각했다.
“얘들아, 얼른 챙겨”
“얘들아, 늦었다, 얼른”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니”
아이들은 꼭 등원시간만 되면 옷을 천천히 입거나, 갑자기 다른 옷을 입겠다고 하고, 장난감을 챙긴다며 시간을 지체한다. 가뜩이나 늦었다는 마음으로 바쁜데 애들이 그러면 얼굴이 굳어진다.
서둘러 챙긴 뒤 어린이집을 향하는 길, 아이들의 손을 잡고 걸어가면서 재촉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얘들아, 옷 잘 입고, 특히 사랑이 감기 기운 있으니까 잘 입어”
“응”
엊그제 어린이 도서관에서 읽은 책에서 아이들이 하는 실수에 대해 보았었다. 머리가 떡져 있는데 갑자기 아빠 모자를 벗기고 웃는다던가, 자면서 엄마 얼굴에 하이킥을 하고, 밥을 먹을 먹을 때 밥풀을 다 흘리는 지극히 평범한 아이들의 행동과 실수가 나와 있었다. 생각해보면 아직 어른이 아니고 아이니까 하는 말과 행동인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의 문제였다.
아이들을 등원시킨 뒤 주말에 밀렸던 어른 빨래, 애들 빨래를 돌리고 청소기로 집 안을 한 번 밀었다. 빨래는 세탁기가, 건조는 건조기가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빨래를 넣고 펴서 건조기에 넣고, 다시 펴서 빨래를 개는 것이 은근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도 여러 번 하면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한다.
‘오늘 저녁은 뭘 먹지?’
‘그래, 미역국과 등갈비를 해야겠다.’
저녁 메인 메뉴를 미역국과 등갈비로 정했다. 이미 아침에 국거리용 한우 고기를 사왔었다. 미역을 불리고 고기를 차가운 물에 담가 놓았다. 등갈비는 냉동실에 얼려져 있어 미리 자연 해동이 되게 꺼내 놓았다.
큰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미역을 넣은 뒤 먼저 볶아 주었다. 다진 마늘 두 스푼과 국간장 두 스푼을 넣고, 핏물을 뺀 고기를 넣고 함께 볶았다. 충분히 익었다 싶어 물 2리터를 넣고 팔팔 끓였다. 미역국은 이렇게 초간단한 요리다. 간단하면서도 영양가 있고 온 가족이 잘 먹는다.
아이들을 하원 시키러 가는 길, 하늘이 도왔는지 비가 내렸다. 비가 오지 않으면 밖에서 놀다가 들어올 텐데 다행히 비가 와서 집으로 왔다.
아이들끼리 놀게 한 뒤, 등갈비 요리를 시작했다. 등갈비도 간단했다. 아내에게 미리 등갈비 양념 레시피를 전수 받았다. 다진마늘 1숟가락, 들기름 2숟가락, 간장 2숟가락에 허브솔트를 좀 뿌린 뒤 버무리면 된다고 했다. 그대로 양념을 만들고 에어프라이어에 20분 동안 구웠다.
드디어 저녁시간, 등갈비와 미역국이 나오자 아이들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고 평소에 안먹던 미역국의 미역까지 먹었다. 아내도 등갈비가 잘되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앞으로 내가 등갈비를 다 하라는 뜻은 아니겠지?
뭐든지 새로운 것을 자꾸 시도해 봐야 한다. 특히 요리는 그렇다. 잘하는 것만 하면 그것밖에 모른다. 요리는 다양하게 할 줄 알아야 가족들의 입맛에 맞을 수 있다. 아직까지는 몇 가지 요리로 버티고 있다. 하나씩 하나씩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