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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쉬울까 어려울까

육아휴직245일차

by 허공


글쓰기는 어떤 사람에게는 어렵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쉽다. 그럼 글쓰기는 쉬운 걸까? 어려운 걸까? 매일 쓰는 사람에게는 쉽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 그냥 쓰는 것이다.


2021년 10월 6일 이은대 작가님 책쓰기 43기 1주차 강의를 들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에 시작을 한다. 아침에 아이들을 등원시킨 뒤 집을 정리하고 강의를 들었다.

언제나 카랑카랑하고 시원한 목소리로 강의를 하신다.

글쓰기 강의를 듣고 정리한 것과 내 생각을 적어보았다.


글을 쓰는 것과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 글을 쓰겠다고 결심을 하고 계획을 세워도 결국 노트를 펴고 글을 쓰거나, 컴퓨터를 키고 타자를 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자신의 삶과 글이 가치 있는 목적과 의미를 지닌다.

-> 남의 삶을 아무리 동경해도 결국은 내 삶으로 돌아오게 된다. 내 삶의 이야기를 써야 내 삶의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책을 구입해서 읽는다는 사실을 ‘쓰고 있는’ 자신과 동일시한다.

글쓰기에 대해 말하지 말고 글을 써야 한다!

-> 책도 마찬가지다.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글 하나 쓰지 않는다면 글쓰기 실력도 늘지 않으며, 책 한 권도 낼 수 없다.


문제는 분량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매일 써야 한다.

-> 매일 A4용지 한 페이지 반에서 두 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꾸준히 써줘야 글 실력도 늘고 그게 모여 책을 쓸 수 있다.


영화, 드라마, 유행가, 책, 일상대화, 광고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 꼭 책에서만 아이디어를 얻는 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영화와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 시와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 홈쇼핑과 광고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각각의 소재에서 내가 원하는 아이디어를 뽑아내 나만의 글 소재, 문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독자를 명확히 정의할수록 명확한 글을 쓸 수 있다! 심오한 글을 쓸 수는 있지만 독자들이 있어야 한다.

->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어렵게 쓴다면 독자들은 읽기 싫을 것이고, 쉽게 풀어 쓴다면 독자들은 저자의 팬이 될 것이다.


글쓰기 강의, 책읽기 강의, 이런 강의를 아무리 많이 들어도 실제로 글을 쓰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꼭 책을 집필하기 위한 글이 아니더라도 일기, 독서노트를 생활화해야 하는 이유다. 오늘 글을 쓰지 않으면 뭔가 할 일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요 근래에 들어서는 거의 매일 글을 쓴 것 같다.

남이 관심 없어 하는 내 일상일지라도 나에게는 소중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일상이며 글이다. 한 명이라도 나의 글에 감동을 받고 재미가 있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다.

하루하루 글을 쓰고 SNS에 올리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새벽이나 밤에 시간을 내서 글을 쓰는 것은 의지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매일 매일 쌓이는 글들은 나중에 나에게 큰 무기가 될 것이며,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 글이 남아 있지 않다면 사진을 일일이 찾아볼 수도 없고, 시간이 지나면 옛 추억이 가물가물 해 질 것이다.

강의를 듣고 오후 3시 40분, 아이들 미술학원 갈 시간이 되어 어린이 집 앞으로 갔다. 아이들이 타고 갈 퀵보드를 챙겨 갔다. 아이들 가방을 양어깨에 매고, 일 때문에 바쁜 사랑이 친구 엄마의 딸도 같이 미술학원에 데려가기로 했다. 내 아이들과 다른 아이 1명도 챙겨야 해서 천천히 속도를 맞춰야 했는데 사랑이가 혼자 빠르게 퀵보드를 타고 가기 시작했다.


“사랑아 천천히 가”

큰 소리로 몇 번 불렀지만 사랑이는 몇 번 멈추는 듯 하더니 다시 앞으로 혼자 가기 시작한다. 행복이 때문에 빠르게 가지 못했고 사랑이는 도로가 있는 곳까지 혼자 앞서 갔다. 그리고 미술학원 건물 에스컬레이터도 혼자 올라가 버렸다.


아빠 말을 듣지 않은 사랑이에게 “사랑아, 너 아빠가 혼자 가지 말랬자나, 도로는 위험하다고” 라고 말했다. 사랑이는 다른 사람 앞에서 한 소리를 듣는 게 싫은 지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아빠, 조용히, 조용히 말해”

사랑아, 제발 아빠 말 좀 듣고 천천히 가자. 도로는 위험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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