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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순이 Sep 25. 2023

미니멀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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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모든 작가의 '꿈은 미니멀리즘' 이라는 제목의 소설책을 읽었다. 미니멀리즘을 꿈꾸는 직장인 '소명' 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얇아서 금방 읽었다. 인생을 불필요하게 차지하는 것은 물건뿐만 아니라 생각도 마찬가지이므로, 생각 또한 미니멀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미니멀리즘을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해서도 새삼 느끼게 해 줬다. 미니멀리즘이라고 하면 일단 '버리기' 부터 시작하는 게 기본인 것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고 해서 너무 과도하게 '버리기' 에 집착하는 것도 미니멀리즘 정신에 위배되는 일 같다.


예전에 미니멀리즘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미니멀리즘을 시작하고 이것저것 다 버렸지만 플라스틱 설거지통을 차마 못 버려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사람이 등장한 걸 보고, 굳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왜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의아했던 적이 있다. 설거지통이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실용성이 좋아서 자주 쓰던 물건이고, 없으면 불편할 것 같다는 게 그 이유였다. 답은 아주 간단명료하지 않나. 과감하게 그 설거지통을 버린 후 없이 사는 불편함을 감수하거나, 아니면 합리화를 하든 뭘 하든 그냥 가지고 쓰면서 사는 것이다.


이쯤 되면 단순히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고 가볍게 사는 게 아니라, 최대한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 에 집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미니멀리즘이 예술 쪽에서 쓰이는 용어고, 그 의미가 단순함과 간결함인 것은 맞지만, 이걸 실생활에 적용해 봤을 때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는 그 의미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러니까 물질보다는 정신의 미니멀리즘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미니멀리스트는 단순히 물건을 적게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불필요한 물건에 지배당하지 않는 사람, 자신이 가진 물건에 대한 통제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 나아가서 적은 물건으로도 부족함 없이 만족해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사람에게 필요한 물건 수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각 개인이 가진 물건의 수가 많은 편인지 적은 편인지는 스스로가 판단하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본다. 저마다 그릇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인데, 누군가에게의 맥시멈이 누군가에게는 미니멀이 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남들이 보기에는 다소 과한 여러 벌의 옷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본인에게는 모두 필요한 것들이며, 그 옷들을 소유하는 데 있어서 스트레스도 별로 없고, 웃을 보관 하거나 유지관리할 수 있는 능력도 충분하며, 본인에게 어떤 옷들이 있는지 모두 다 꿰고 있다면, 나는 이 사람을 감히 미니멀리스트라고 부를 것이다.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사는 것, 자신이 무엇을 가졌는지 아는 것, 물건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통제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미니멀리즘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세상에 만들어져 있는 관념들이 얼마나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지, 새삼 느낀다. 그냥 뭐가 됐든 본인에게 맞춰서 합리적으로 살아가면 그만이겠다.


덧. 미니멀리즘 (Minimalism) 은 ‘최소 한도의, 최소의, 극미의’ 라는 minimal에 ism을 덧붙인 ‘최소한주의’ 라는 의미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는 심미적 원칙에 기초를 두고 장식적인 기교나 각색을 최소화하고 사물의 근본만을 표현했을 때 진정한 리얼리티가 달성된다는 믿음에 근거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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