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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현 Aug 18. 2017

바닷가 노동자 13일 차

2017년 8월 14일 
바닷가 노동자 13일 차 






참 게으른 하루를 보냈습니다. 낄낄대며 쇼미더머니를 봤고 연이어 아빠 미소 지으며 효리네 민박을 본 뒤 저녁 먹기 전까지 페인트 작업을 조금 하고 나니 하루가 갔습니다. 물론 밤에는 매번 그렇듯 어영부영 뒹굴뒹굴해버렸죠. 읽고 있는 책은 한 자도 읽지 않고 글도 일체 쓰지 않았습니다. 비생산적으로 하루를 보내기란 노력할 필요 하나 없이 쉬운 일이죠. 사람의 천성이란 어디 가지 않는 법이라는데, 하필 저는 게으름과 나태함으로 무장한 천성을 갖고 있으니 이것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반성이 시급합니다. 이곳에서의 생활도 벌써 절반에 도달했거든요. 고민 끝에 변산으로 내려왔던 만큼 올라갈 땐 무언가 마음에 가득 차는 보람 같은 것들이 있어줘야 하지 않겠어요? 남은 기간이 무척 중요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인>을 비롯해 책을 한두 권 정도 더 읽고, 글도 부지런히 써야 합니다. 여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노동과 작업들 또한 열심히 해야겠지요. 무엇보다 방학 이후의 생활에 대해서도 열심히 궁리해볼 겁니다. 허투루 날려보낸 한 달이 되지 않도록, 정신 차려야 됩니다. 지금부터라도 말이죠. 



                                                                                                                      2017. 8. 18 
                                                                                                                      12 : 0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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