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으면 그냥 그렇구나 하는 걸로
"유럽 사람들 담배 많이 피우잖아."
"그렇지. 우리나라와 다르게 애들 옆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피우고."
"그거 말고 이상한 거 못 느꼈어?"
"음....... 잘 모르겠는데."
"침을 안 뱉어."
경유한 사례를 포함하여 난 유럽에 다섯 번 방문했다. 현재 영국은 유럽연합(EU)에 속해있지 않지만, 어쨌거나 유럽이라고 친다면 말이다. 처음이 영국이었고, 두 번째가 스위스였다. 스위스 하면 알프스와 더불어 청정한 이미지가 떠오를 것 같은데 -최소 나는 그랬다- 취리히에 도착하자마자 사방팔방에서 느껴지던 담배 냄새에 스위스 이미지가 와장창 깨졌던 기억이 아직도 강렬하게 남아있다. 길거리에 담배꽁초는 또 어찌나 어지럽게 버려져 있던지.
얼마 전 여행한 유럽 국가들도 그랬다. 여기저기서 담배 냄새가 났고, 어디서든 누군가는 담배를 피우며 내 곁을 지나갔고, 꽁초도 아무 데나 버려져 있었다.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느낀 점은 - 아마 처음으로 그 생각을 했던 것은 회사에서 한 달짜리 휴가를 받은 덕에 세 번째 유럽 여행을 갔던 때였던 듯하다. - 담배는 정말 아무 데서나 피우는데, 침은 안 뱉는다는 거였다. 물론 내가 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는 침을 뱉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비하면 그 빈도는 절대적으로 적다고 장담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듣던 '카악- 퉤' 소리는 한 번도 듣지 못했다.
비흡연자인 나로서는 이유를 알 수 없다. 가까운 이 중 흡연자가 없어 이유를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다. 혹시 유럽에서 피우는 담배에는 가래가 안 나오는 성분이 있나 생각해 봤지만 우리나라에서 외산 담배를 팔지 않는 것도 아니니 성분의 차이는 아닐 거 같았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 미디어의 문제를 지적한 이가 있었다. 옛날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 흡연 장면이 거리낌 없이 나오던 시절, 뭔가 멋있는 행동을 하고 담배 연기를 내뿜은 후 침을 뱉는 장면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설마 그걸 따라 해서 우리나라 흡연 문화가 되었다고? 또 다른 이는 그냥 어쩌다 보니 자연스레 퍼진 우리나라 흡연 문화일 거라 했다. 첫 시작은 누가 어떤 이유로 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해도 되니까' 그냥 자연스럽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것 아니겠냐는 것.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다. "담배"까지 치니까 "침 나오는 이유"라는 연관 검색어가 뜬다. 가장 상위에 뜬 기사는 23년에 나온 기사지만 그래도 참고할만했다.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3101801300
기사 제목에 나온 것처럼 본인의 건강을 의식하여 침을 통해 유해 물질을 배출하려는 사례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이들이 추측한 이유처럼 '멋 부리다 습관이 되어서'가 꽤 비중이 크다는 것도 놀라웠다.
세상에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왜 그게 멋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도 누군가에게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것이 있을 테니 그냥 '사람은 다 다르니까 타인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퉁치기로 한다. 하지만 침을 왜 뱉게 되었는지 이해하는 것과 별개로 공공장소에서 침을 뱉는 행위는 분명 잘못된 것이며 경범죄에도 해당되므로(경범죄 처벌법 제2장 제3조 12항) 흡연자들 또한 자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 글은 <잔기술>이라는 에세이 쓰기 소모임에 제출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