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법적으로 잘못한 게 아니라면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SNS의 장점이라 하면 쉽고 가벼운 접근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시자 입장에서 볼 때는 누구나 쉽게 자신이 올리고 싶은 게시물을 특별한 형식을 갖추지 않고도 올릴 수 있다. 아주 짧은 글, 혹은 지나가다 찍은 사진, 혹은 슥슥 그린 그림, 혹은 어디서 얻은 짤 등등.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쉽게 그 게시물을 공유하고 반응을 할 수 있다. 좋아요 등의 감정 표현을 누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고, 댓글을 남기기도 쉽다.
그런데 요즘 이 '접근성'이 오히려 독이 되어 게시자 입장에서 '쉽고 가볍게 하기 힘든' 상황이 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게시자는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올린 글이나 이미지였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으려고 도움을 청한 것도 아니고, 도덕적 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시물이 아니다. 그런데 그 게시물의 댓글에 누군가 한 마디 훈수를 얹기 시작한다. '당신의 게시물에는 이러이러한 점이 잘못됐다'는 식이다. 게시자는 당황하여 해명 아닌 해명을 시작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달려들어 갑론을박을 한다. 누군가는 게시자를 공격하고, 누군가는 게시자를 감싼다. 처음에는 건전한 토론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흔히 '싸불'이라고 일컫는, 사이버불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게시자 입장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면 SNS를 접게 되거나, 비공개 계정으로 전환하여 아무 말이나 해도 잘 받아줄 사람들하고만 소통하게 된다.
처음에 훈수를 시작한 사람은 선한 마음으로 시작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내가 겪어보니 저 상황에선 어떤 어려움이 예상되니 도와줘야겠다' 내지는 '저 내용에는 어떤 오류가 있는데 그걸 고치면 더 좋겠다'와 같은 식이다. 그러하다 해도 요즘 SNS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반응에 조금 더 신중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 게시물이 누군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글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 게시물이 도덕적으로 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조언이 필요하면 해줄 수 있다." 정도의 여지를 남기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도덕적이나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시물이라면 그 SNS에서 제공하는 '신고' 혹은 '차단' 기능을 쓰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러면 이 글에서 처음에 말한 '쉽고 가벼운 접근성'이 보는 사람 입장에서 떨어지게 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SNS는 결국 게시물이라는 공급이 있어야 활성화될 수 있는 특성이 있고, 위와 같은 사이버불링 사건으로 양질의 정보를 공유하던 인플루언서들이 자취를 감춘 상황을 여러 차례 목격하면서 누군가 자제해야 한다면 게시자 입장을 우선 생각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댓글에 대한 표현의 자유 억압'이 아닌 '게시물을 제공한 사람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차원으로 생각을 전환했으면 하는 것이다. 다만 대부분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정작 예의를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댓글의 영향력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런 이유로 여기에 쓴 내 생각을 정작 SNS에 내보이기는 어렵다. 이곳은 내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그리고 표출해야 하는 공간이니 이와 같이 평소의 내 생각을 풀고 있지만 SNS에서는 자칫하면 내가 사이버불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글은 <잔기술>이라는 에세이 쓰기 소모임에 제출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