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뉴스에 민감해졌다

내 일을 하기 위한 재테크

by 김연큰

소비를 자제하는 생활을 하는 지금 당장은 경제적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이다. 1년 정도 지나면 내 잔고도 바닥날 거다. 1년 내에 성과, 즉 수익을 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가능할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한 물가라는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물가는 항상 오른다고 가정해야 한다. 중앙은행은 대체로 물가 상승률 2%를 물가안정 목표치로 삼고 있고 한국은행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고 있다. '목표치'라는 표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실질적으로는 이보다 더 오를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미션이 생긴 셈이다. 내가 하는 일이 잘 안 될 때를 대비하고 물가 상승에 대비해야 했다. 자연히 경제 뉴스에 이전보다 관심을 두었고 어느 정도 재테크도 병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하고 있던 재테크


사실 이미 재테크는 하고 있었다. 8화(링크)에 언급한 것처럼 퇴직금을 잘 굴려서 쏠쏠하게 이득본 경험이 있는데, 이는 퇴직금뿐 아니라 내가 가진 연금저축 CMA 및 퇴직연금 IRP에도 적용된 사항이었다. 공격적 투자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같은 전략을 적용했다.


다만 퇴사를 결심하면서 약간의 차이가 발생했다. 퇴직금의 경우 본래 투자했던 미국 나스닥 및 S&P500 ETF 상품을 연초에 모두 매도했으나 연금저축 CMA 및 퇴직연금 IRP에 있던 동일 상품은 유지했다. 퇴직금으로 투자하던 ETF를 모두 정리한 이유는 '이 정도면 충분히 수익 냈다, 퇴사할 때까지는 이제 안정적인 상품에 넣어두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후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졌다. 25년 4월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조치를 발표하면서 미국 주식이 급락했다. 연금저축 CMA 및 퇴직연금 IRP는 어차피 장기로 두는 상품이었기에 4월 폭락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이후 미국 주식 회복세와 맞물려 자연히 다시 수익이 회복되었다. 그러나 퇴직금은 그대로 두었으면 내가 매도했을 때보다 금액이 줄어든 채로 받을 뻔했다.


KODEX 미국S&P500 ETF 그래프. 2월~4월 하락장이었고 7월 말-8월 초에야 이전 고점을 회복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서 문제 인식이 되었다. 퇴직금은 몇 달 내 받을 돈이라 생각해서 안정적인 곳으로 자금을 이동시켰고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 되었다. 반면 연금저축 CMA와 퇴직연금 IRP는 폭락이라는 사건에도 불구하고 장기투자 용이라는 생각에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내버려 둔 덕에 회복이 되었지만 달리 말하면 이건 묶인 돈-그러니까 당장 1년 후를 해결해 줄 수 없는 돈이다. 빨라야 55세 이후에 받을 수 있는 돈이고 난 아직 55세가 되려면 멀었다. 물론 '해지'라는 최후의 방법이 있기는 하나 이미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등 혜택을 많이 받은 상태라 가급적 이 방법은 피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빠르면 1년, 어렵다면 2년 정도 후에라도 돈이 생길 방법을 마련해야 했다.




2년짜리 투자를 할 결심


우선 내 계좌를 점검했다. 사실 점검하지 않아도 머릿속에 이미 알고 있는 돈 나올 곳이 있다. 예전에 들어뒀던 정기예금과 적금이 있고, 2026년 봄과 가을에 각각 만기가 될 예정이다. (이전에 언급한 1년 치 생활비에는 이 적금을 마저 넣을 돈까지 포함되어 있다.)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이걸로 몇 달은 좀 더 유지가 가능하다. 달력에 정기예금과 적금이 만기 되는 날을 표기하니 마음의 여유가 살짝 생겼다. 이래서 여윳돈이라는 게 있어야 하나보다.


또한 회사 다닐 때 이미 가입한 ISA 계좌(링크)가 있는데 여기에도 소액이 있었다. ISA는 의무가입기간(3년)을 준수하면 이후에 해지해도 상관없다. 대충 계산해 보니 예적금 만기 금액을 생활비에 추가한다면 의무가입기간을 채울 수 있다. 비과세 혜택 때문에 가급적이면 이 계좌에 있는 돈을 유지하고 싶기는 하나, 그래도 영 여의치 않으면 이 돈을 쓰면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내 명의로 된 계좌를 모두 털어보니 의외의 곳에서 돈이 나왔다. 가장 놀라운 것은 잠자고 있던 달러의 발견이다. 이게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가 추적해 보니 2020년 초(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기 직전)에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남은 달러를 넣어두고 잊어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그 외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계좌에서 자투리 돈이 조금씩 나왔고 모두 합쳐보니 꽤 쏠쏠한 금액이 되었다.


털어서 나온 돈들은 주식계좌로 모두 모아 2년 정도 투자를 해보자 결심했다. (왜 하필 투자를 하기로 했는지는 아래에서 설명하겠다.) 우선 2년 정도 건들지도 않을 금액을 정하고 코스피, 나스닥,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금에 투자했다. 나머지는 '자율투자금'이라 정하고 개별 종목에 투자했다. 이때 반드시 온주로 사는 것은 아니었고 소수점으로 매수하기도 했다. 17화(링크)에서 언급한 소수점 투자는 용돈을 아끼다 돈을 쓰고 싶을 때 5천 원씩 쓰는 식이었지만 자율투자금에서 나가는 것은 아예 매주 특정 요일에 특정 주를 일정 금액 매수하는 형식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이 자율투자금 투자에 대해 두 가지 '하지 않을 것'을 정했다. 절대 빚을 내지는 않을 것이며 단타도 하지 않을 것이다. 빚을 내서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내 오래된 철칙이고, 단타의 경우 2020년에 코로나19가 한참 심할 때 밖에 못 나가니 심심해서 해봤으나 이걸 하면 차트만 쳐다보고 일을 못한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내 할 일이 먼저임을 잊으면 안 된다고 나 스스로를 단속했다.




내 일을 하기 위한 재테크


이 결과가 어찌 될지는 2년 후에야 알 것이다. 그 기간 내에 주식시장이 하락할 수도 있고 상승할 수도 있고 보합세일 수도 있다. 아무튼 안정적인 자금이 별도로 있기에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다.


투자를 하기로 결심한 건 유동성, 그러니까 필요할 때 즉각 현금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했고, 보다 더 큰 이유는 경제 상황을 같이 지켜보기 위함이었다.


내 경우 투자한 금액이 있으면 경제 기사를 더 열심히 읽는 면이 있는 건 확실하다. 앞서 언급했듯 고정 금액으로 살아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물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경제 기사를 읽다 보면 금리와 관련된 뉴스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이는 주가와도 연관이 있지만 사실 가장 영향받는 것은 물가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어찌 될지 판단하려면 경제 기사를 읽어 흐름을 파악해야 하고, 그 영향에 대비하려면 어느 정도의 재테크는 할 수밖에 없다.


흔히 재테크를 부자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그런 목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목적은 그렇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만 그 일에서 생활하기 충분한 돈이 나오지 않을 수 있으니 대비 차원에서 한다. 주식 같은 경우는 원금을 보존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예적금 등 안전자산도 만드는 것이고.


몇 달 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었다. 저자는 '월급쟁이가 아닌 내 일을 하라'라고 했고 이 점에는 깊이 공감했다. 하지만 저자와 나는 가는 길이 달랐다. 그는 부자가 되는 그 자체가 목적이었다. 나는 내 일이 목적이다. 누군가의 눈에 나는 비현실적인 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내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그런 재테크를 하고 싶다.




지금까지 다룬 내용은 나의 퇴사 과정 및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한 경험담이었다면 이제는 일과 회사에 대한 내 생각과 가치관에 대해 다루려 한다. 회사를 다니지 않고 내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건 내 자신의 생각과 의지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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