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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키미 Oct 01. 2017

단언컨대 국내 동급 최강의 숙소

순천 바구니호스텔


2017년 1월 첫 순천여행은 사실 '순천'을 목적지로 간 것이 아니었다.

바구니호스텔이 마침 순천에 있었을 뿐.


혼행이니까 시설 좋고 안전한 게하!를 찾던 중 발견한 그곳은 사진만으로도 국내 동급 최강의 숙소였다. 다른 데 비교할 필요도 없이 바구니호스텔을 향해 순천으로 떠났다.






구석구석 해가 스미는 곳


첫 방문 때 쉴 새 없이 찍어댔더니 건축 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오후 4시의 볕을 놓치고 싶지 않아 부지런 떨었다는 말을 하기엔 부끄러웠다. "여기 오면 다들 저처럼 찍지 않나요?" 했다.


하나하나 설명하기 벅차니 사진으로 대신한다.



1층 cafe & pub


1층 호스텔 체크인 장소


바구니에 담아주는 체크인 킷


이용해 본 전국의 도미토리 중 가장 편안했다. 매트리스가 무려 에이스 침대.


정말 잘 그린 바구니호스텔 단면도. 가 보면 안다.





바구니호스텔에 가면 누구나 가질 법한 의문. 어쩌다 순천에 이토록 훌륭한 숙소를 만들게 됐을까?

첫 방문한 날 밤, 우연히 성사된 사장님과의 긴 대화에서 의문 이상의 답을 얻었다.


자정까지 꽉 채운 대화를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본다.


세 명의 사장님 중 가운데, 바구니가이와의 인터뷰입니다. (2017년 1월)


 
Q. 사장님 소개를 해 주세요.
홈페이지에 소개된 바구니 가이예요. 본업은 의사. 친구 둘을 꼬셔서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저는 마케팅/홍보를 담당해요. 
 
Q. 건물이 너무 예뻐요.
스테이폴리오*를 만든 지랩에서 건축했어요. 사업설계서를 들고 찾아가 설득했죠. 바구니호스텔이라는 이름을 ‘엮다’로 풀어내서 바구니가 엮인 형상으로 설계됐어요. 
 
Q. 매거진B가 많이 비치돼있던데.
매거진B*에 나오는 게 꿈이에요. 호스텔 준비하면서 JOH 본사, 네스트호텔, 글래드호텔도 가보면서 공부했어요. 아무래도 문외한이라 글로 창업을 배운 케이스예요. 
 
Q. 전혀 문외한 같지 않아요.
잘 모르니까, 남들 10권 볼 걸 2-30권 찾아봐요. 요즘은 바구니호스텔을 브랜드로서 어떻게 성장시킬지 고민하고 있어요. 
 
Q. 마케팅은 어떻게 하세요?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데 방법을 계속 찾아가고 있어요. 페북은 돈이 적게 드는 반면 실제 방문객이 오기까지 오래 걸려요. 네이버는 반대지만 바구니의 성격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인스타엔 이벤트를 올리는데 반응이 좋아요. 블로그는 브런치로 옮겨가려고 해요. 브런치는 깊이 있는 글이 많아서 공부가 되더라구요. 
 
Q. 네이버에선 순천 여행을 목적으로 검색하다가 바구니를 알게 될 것 같아요.
맞아요. 하지만 주변 작은 게하랑 손님 나눠먹기 방식으론 오래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해요. 거꾸로, 바구니호스텔에 오기 위해 순천 여행 왔다는 손님을 만날 때 제일 기뻐요. (저도 그중 하나!) 
 
Q. 오픈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제법 알려진 것 같아요.
고맙게들 많이 다녀가 주셨어요. 재방문도 더러 있고요. 그런데 요즘은 한겨울인 데다 AI에 나라 사정까지 좋지 않아 걱정이에요. 국내 여행자가 줄었어요. 
 
Q. 어쩌다 순천을 선택하셨어요?
서울에서 일할 때 긴 출근길에 지쳐 다르게 살아보자 싶었죠. 살아보지 않은 새로운 지역을 찾다가 순천을 택했고 동천을 바라보는 이 땅이 나왔을 때 너무 설렜어요. 
 
Q. 남들 다 아는 순천만 빼고, 순천 여행의 매력은 뭘까요?
아랫장 오일장이 열릴 때 꼭 와 보세요. 엄청 커서 호스텔 앞 다리까지 장이 서요. 동천 라이딩 코스도 정말 아름다워요. 봄가을엔 손님들께 꼭 추천하는데 만족도가 높아요. 코인으로 자전거 렌탈도 해 드린답니다. 
 
Q. 시장 정말 좋아하는데 이번에 날짜가 안 맞아서 아쉬워요.
다음에 오시면 전집에서 막걸리 쏠게요. 만원이면 배 터지게 먹어요. 미리 연락만 주세요! 진짜. 


스테이폴리오: 국내 좋은 숙소를 발굴해 소개하는 숙박계 미슐랭가이드 격의 웹진

매거진B: JOH의 매거진. 매권 다큐 형식으로 브랜드를 소개하는 브랜딩계 필독서





사장님이 게스트와 그렇게 오래 대화하는 거 처음 봤다는 얘길 들었다. 나만 즐거운 게 아니었나 보다.


아랫장 구경하러, 라이딩하러, 막걸리 얻어먹으러 꼭 다시 가겠다던 약속을 5개월 만에 지켜냈다. 비록 사장님은 출타 중이라 못 만났지만 친구들에게 어깨 으쓱하며 순천을 소개했다.



재방문 때는 3인실에 묵었다.


아랫장에서 수박 한 통 사다 먹고,


브런치하며 이야기도 잔뜩 풀어놓았다.




국내 여행 꽤나 다니며 이런 숙소 저런 숙소를 경험해 봤다. 관광이나 데이트 아닌 '여행' 목적의 숙소 - 이를테면 게스트하우스, 중저가의 에어비앤비 - 중에선 겪어본 바 바구니호스텔이 국내 최고였다. 자신 있게 소개할 수 있다. 혹여나 손님이 너무 많아져 내가 못 가는 한이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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