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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Mar 14. 2021

자유와 용기

이번 학기는 강의가 없이 좀더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미국대학은 연구비로 강의를  buyout 하는 제도가 있어서 그걸로 강의를 면제 받았습니다. 강의가 없으니 시간이 한없이 많아진 것같지만 실제로는 지난 학기보다도 바쁘게 지내는것 같습니다. 강의가 없으니 강의 대신에 다른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아진 것이지요. 벌려놓은 일이 많으니 해야 할 일도 더 많아져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타의에 의해 일을 하는게 아니라 제가 자율적인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이기에 스트레스가 별로 없습니다.


교수라는 직업이 자기 하고 싶은걸 하면서도 먹고 살수 있으니 자유로운 직업이긴 한데 그 자유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나 자신을 철저하게 콘트롤 해야 합니다. 의미있는 연구실적을 꾸준히 내야 학생들 논문도 제대로 지도할수 있고 또 그걸로 연구비를 따서 더 많은 자유를 확보하는 선순환을 이룰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당장의 무한한 자유를 누리면 그 순간은 즐겁고 편할지 몰라도 나중에 그 댓가를 지불해야 하기에 마음을 놓을수가 없습니다. 자유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유의 또다른 비용은 고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자기기만에 불과합니다. 자유는  자체가 독립성을 전제로 합니다. 독립적이지 않은데 자유로울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독립성을 유지할려면 그로 인해 유발되는 고독을 감수해야 합니. 우리 인간은 타인들함께 있다고 느껴질때 더욱 안정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기에 고독을 본능적으로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고독을 회피하면 독립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것입니다. 결국 선택의 문제입니다.


타인들의 인정을 구걸하고 그에 종속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를 감당할만한 정신적 그릇이 아직 여물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어릴때에는 당연히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고 의지하게 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홀로 서기를 해야 하고 그로인한 두려움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것을 용기라고 부를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안에 엉켜있는 감정을 직시하고 그로부터 용기를 낼 실마리를 찾아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항상 남탓과 상황 탓을 하면서 스스로를 속이며 살면서 발전을 하지 못합니다. 결국 강한 내면을 가진 사람이 이러한 용기를 통해 자유인의 삶을 살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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