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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광 Dec 19. 2020

글쓰기의 용기

제가 요즈음 브런치에 매일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글쓰기를 꾸준히 하려는 것은 어쩌면 제 일상이 너무나 단조롭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단조로운 생활이기에 글쓰기라는 작업을 통해서 나름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가운데 어떤 보편성을 획득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게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것이 부족한 생각을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그냥 혼자만의 생각이라면 미숙하던 지나치던 나름대로 그것이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 그만인데 그게 공개되는 순간 일상의 어느 순간을 사진으로 찍어버리는 것처럼 충분히 숙고하지 않은 어설픈 생각들이 타인들에게 드러나게 됩니다. 결국 글쓰기란 그러한 공감과 부끄러움 사이의 어느 곳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내 생각을 타인들에게 알리고 이해시킨다는 것은 양날의 검처럼 편리하면서도 위험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 생각에 동의하면 내 팬이 될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한 편견을 사전에 제공하는 것이 됩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에 대한 편견을 심어주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일수 있습니다. 또 한때 팬이 되더라도 다른 글을 읽고 또 반감이 커져서 앤티-팬이 될수도 있습니다. 또한 저의 경우 정치적 의견에도 불구하고 제 삶에서 공사를 구분할 능력이 충분히 있지만 독자의 경우에는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제가 정치적인 편견으로 공적인 판단을 왜곡할 것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저는 한국에 있지 않고 미국에서 자유로운 직업을 가진 사람이니 타인의 시선에 크게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권의 실세에게 잘 보여서 입신양명할 이유도 없는 사람이고 그런게 좋아 보이지도 않기에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수 있어서 좋습니다. 그리고 이런 자유로운 삶을 살수 있으니 그런 삶이 주는 특권을 제대로 누리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씀으로써 타인으로부터 99의 오해를 얻고 1의 발전이 있더라고 그 1의 발전이 있다면 99의 오해는 무시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99의 오해는 거품처럼 사라질수 있지만 1의 발전은 내것이 되어서 실질적으로 내게 유익을 주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기 생각을 드러낸다는 것은 그러한 오해의 위험을 감수하고 평범한 일상을 거부함을 통해서 무언가 긴장과 모험에 도전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드러냄의 정도가 크면 클수록 그런 오해가 커질 위험이 더 커질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신중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또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꺼이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또 나름 변화하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기에 조심하기 보다는 기꺼이 글을 씀으로써 저 자신을 노출시키고 그 가운데에서 여러가지 오해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자의 말씀처럼 모든 사람에게 다 칭찬받는 사람이 좋은 사람일수 없습니다. 좋은 사람에게 칭찬받고 나쁜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다 칭찬받는 것보다 더 좋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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