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이 Mar 19. 2022

17 살어리 살어리 랏다

지금 여기서 행복을 연습하기

스탠퍼드대학교의 마시멜로 실험은 아이들에게 마시멜로 한 개가 주어지고 15분을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두 개 받을 수 있게 상황을 설정하고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실험으로, 더 큰 보상을 위해 즉각적 유혹을 견딜 수 있는 아이들이 더 잘 산다는 결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이것은 아이들이 마시멜로 두 개를 원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진행된 실험이지 사실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냥 어른들이 마시멜로 하나보다 두 개가 더 낫다고 규정지어 놓은 것뿐. 어느 아이가 지금 이 순간 당장 눈앞의 한 개에 만족하고 마시멜로를 하나 더 받을 욕심도 없었으며 그 한 개의 마시멜로를 먹으면서 새삼 행복을 느꼈다면 누가 감히 그 아이가 참을성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또 조금만 더 생각해본다면 누군가의 성공과 실패를 또는 성공할 / 실패할 확률을 감히 누가 정하겠는가. 15분을 기다려 마시멜로를 두 개 받은 아이들은 15년 후 학업성취도, 건강 상태, 사회적응력, 가족 간 관계 등이 월등히 좋았고, 45년이 지나서도 사회적, 가정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결과는, 인생의 표면적인 성공을 수치화해서 단순 비교한 것일 뿐 그것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십 대에 학업성취도가 높으면 행복할까? 그러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라는 영화도 안 나왔을 듯. 사회적응력이 높으면 행복할까? 그 아이가 속한 사회가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다면 거기에 순응하는 것보다 맞서서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음악적 재능이 뛰어나지만 괴짜 같은 성격을 갖고 있어 여러 사람과 두루두루 친해지지 못한다면 그 사람이 불행한 인생일까? 50대에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가지지 못했다면 불행할까? 과거와 현재의 공무원 위상이 달라진 것처럼 사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의 정의도 불분명하다. 직업이 있어야 성공한 것일까? 그러면 육아를 담당하는 전업주부는 불행할까? 가정적으로 성공한 삶은 과연 누가 정한 것일까? 이혼을 하면 불행할까? 아슬아슬하게 결혼생활을 유지하면 그것은 행복한 삶일까?




완벽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지만, 지금 완벽하지 않은 내 인생에서 완벽만을 추구하다가 현재의 행복을 놓치는 것이 아닌지 잠시 여유를 둘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상처를 받거나 받지 않은 것도 나의 선택이고, 후회를 하거나 하지 않은 것도 나의 선택이고, 어떤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역시 나의 선택일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나보다 나 자신을 더 잘 이해해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차려 줄 수는 없다. 내가 느꼈던 감정의 깊이, 내가 생각했던 사고 회로, 내가 겪었던 그 입장은 나만이 경험한 일들이다. 그러니 내 의견, 내 감정, 내 기준은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의할 것이다. 나는 나의 가치관, 도덕관념, 상식선을 누구보다도 내가 존중할 것이다.


내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내가 나를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내 인생, 내 행복, 내 마음, 내 모든 것은 나만의 것이므로. 지금 당장 내 곁에 있는 사람과 지금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이고 연애든 결혼이든 우정이든 모두 순간이라는 것.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잊고 나의 과거와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지금 당장 이 순간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부모든 남편이든 친구든 아무도 내게 잘해줘야 할 의무도 내가 헌신해야 할 도리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시간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 찰나를 소중하게 추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긴긴 세월 속에 언젠간 아련하게 기억에서도 잊혀질 관계이기에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강요하지 않고 그 사람이 떠날 때에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땐 그랬지 그땐 그게 최선이었어 하고 인정하는 것 그것이 인생. 내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알고 지금 행복한 선택을 하며 살기




상황은 변하지 않지만 좋은 면만 보기, 그게 은근히 엄청난 위안이 된다. 싫은 거에 집중하는 것보다 의식적으로라도 생각의 흐름을 긍정 쪽으로 밀어놓기. 그러다 보면 조심스럽게 기분도 좋아지고, 그런 날이 며칠 연속되면 뜬금없이 행복하다는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런 순간을 의식적으로 기억해야 한다! 내 주위가 파스텔톤으로 옅어지고 조금만 발걸음을 빠르게 걸으면 살짝 날아갈 것 같은 그런 가벼운 기분이 들 때!


내가 피곤에 찌들고 현실에 닳고 닳아 온 세상이 어두컴컴하게 느껴질 때도 분명 있었고 앞으로도 그런 날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밝은 하루를 산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면, 그 힘든 시기가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알고 있다. 내가 만약 행복한 적이 없었더라면 정말 그런 날이 올까? 하고 의심이 될 만한 생각이지만, 내가 실제로 경험했다면 그런 날이 실제 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그런 날이 오려면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경험으로 안다. 그게 나에게는 가장 큰 변환점이었다. 내가 아는 것.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 경험을 내 주변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다.




현재를 살아간다. 현재를 살아가야만 한다. 오늘을 살아간다. 오늘도 지나간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