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잘 가, 6월 안녕.
6월 1일 쓰는 밀린 일기.
여전히 평화로운 이곳에서 내 마음만 롤러코스터를 탄다. 앜 지금 내 상황이 모든 게 다 좋고 내가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는데! ㅋㅋㅋㅋㅋ 외않되???
난 뭘 하고 싶을까? 남들이 하는 거 다 따라 해 봐도 공허함이 채워지지 않는다. 누구라도 추앙해야 되나 ㅜㅜ 마로니에 노래처럼 마음 울적한 날엔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지를 써도 마음이 헛헛하다.
나는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을까? 한결같은 우리 남편은 내가 주문한 대로 어느 작은 우체국 앞 계단에 앉아 프라지아 꽃을 가져오라고 시키면 어떻게든 구해서 그대로 해줄 텐데 ㅋㅋ 그러면 내가 만족할까? 내가 행복할까?
요즘 점심시간 광합성하러 야무지게 돌아다닌다. 그래 안정적인 직장, 한결같고 다정한 남편, 신체 건강하고 사건사고 없는 일상. 그래 그러면 됐지 뭘 더 바라냐. 복에 겨워 요강에 똥 싸고 있다. (내가 많이 듣는 말)
하지만 나는 요강에 앉아있어도 똥 한 번 싸는데 죽을 동 살 동 괴롭다면? 위장은 뒤틀리고 맹장이 터지고 변비나 설사에 똥꾸멍 찢어지게 아프다면? 아님 내가 요강에 똥 싸는 게 싫다면? 나는 그냥 화장실에 똥 싸고 싶으면? 그 속을 누가 알아주리오...
우리 집에서 했던 초밥 파뤼 파뤼 ㅋㅋ 옛날에 먹었던 미소야 느낌으로다가 준비했다.
나는 농땡이가 적성에 맞나? 꼭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딴짓이다. 회사에서는 글 쓰고 싶은 뽐뿌가 오다가도 집에만 가면 눕기 바쁘고, 막상 놀러 나가려고 마음먹으면 집순이 기질이 튀어나오고, 딴짓으로 그렇게 열심히 했던 작업도 막상 일이 되니 시들시들.
지난주에는 유튜브는 헬스장에서만 볼 수 있다는 나와의 약속도 잘 지켜서 무려 일주일에 다섯 번을 헬스장에 다녀왔다! 월요일엔 결혼 지옥, 화요일엔 연애의 참견, 금요일엔 금쪽이, 토요일엔 애로 부부, 일요일엔 우리 이혼했어요. 다른 티비 프로그램도 유튜브에 많이 올려주면 좋겠다 헤헤
삽질 에피소드 하나 추가. 이거슨 바로 유기농 슬라임~ 인절미 플렉스~ 모임 때 먹다 남은 떡을 점심 도시락으로 회사에 가져가서 전자렌지에 돌렸는데 이렇게 터져버렸다. 원래 돌리면 안 되는 건가봉가 ㅜㅜ 인절미랑 그릇이랑 딱 붙어서 손으로 막 떼어냈는데 진짜 슬라임 만지는 것 같았다. ㅋㅋㅋㅋㅋ
요즘 점심시간 친한 언니랑 돗자리 들고나가 잔디밭에서 밥 먹기!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은 솔솔 불고 하늘은 맑고 높고 거기에 밥 먹으면 배부르고 등 따습고 졸리고~
회사 근처에 새로 생긴 한국 마트도 좋고 길 건너의 한국 음식점도 좋고 샌드위치 집도 좋고 치킨도 좋고 스타벅스도 가까워서 좋고! 좋을 거 천지인데!
여기서 너무 오래 살았나 내 마음도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고~ 시간 안 나면 다음에 하고~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자고~ 걱정이 없다.
우리 집 최애 장소 창밖 뷰 맛집. 우리 집 단칸방에도 볕 들 날 있겠죠? 올해는 이사 간다고 생각하고 벌써부터 드릉드릉 했었는데, 잠깐 생각해보니 계산을 잘못했다 ㅠㅠ 아무리 빨라도 내년이 될 듯하다. 그래 그럼 속으로는 내후년에 간다 생각해야지.
2024년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2020년의 나와 2022년의 나는 완전히 달라졌는데... 남편이랑 2년 더 살면 해탈하는 걸까? 열반의 경지? 세상만사 마스터? 진인사대천명이니 우리가 어디에 살던 하늘의 뜻인 걸까?
오늘 내가 한 일. 본격적인 작업 시작!!!!! 을 준비했다. ㅜㅜ 계속 미루고 미루다 보니 이렇게 적어놔야 움직일 것 같아서 씁니다. 백날천날 고민만 하다 이제는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
여기는 인쇄비도 비싸서... 두 쪽씩 모아 찍기 해서 양면 인쇄하면 뭔가 실제 책 출판한 것 같고 을매나 좋게요!!! ㅎㅎㅎ 첫 번째 작업했을 때도 엄청 뿌듯해하면서 인쇄했던 기억이 있다.
양면 인쇄 방법은 아래 사이트에서 도움받을 수 있다. 페이지 수를 넣으면 자동으로 양면 인쇄용 페이지 순서를 계산해준다. 최고 최고!
종이를 모아 묶은 끈은 바로바로 옷 사면 달려있는 텍을 재활용한 것 ㅎㅎ 스테이플러로 찍거나 집게로 고정하거나 육공 다이어리처럼 파일 철해도 좋지만 텍으로 책처럼 묶어서 보는 게 나에게는 가장 간편하다!
6월 새로운 달, 새로운 시작! 이번 달도 잘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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