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하셨쎄여?
안녕하세요 : )
제가 최근에 한국 분들과 하는 알바를 하면서 느낀 점을 적어보려 해요. 저는 영국, 홍콩, 하와이에서 크고 작은 알바를 했었어요. 한국과 홍콩, 하와이에서는 회사에 입사해서 몇 년 근무를 하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이번에 한국식의 업무처리에 대해 다시 한번 겪으면서 제 업무능력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 감상을 나누려 합니다!
저는 평일 출근하는 직업을 갖고 있고, 아주 가끔씩 소개받은 일들 중에 관심 있는 업무는 맡아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문적으로 프리랜서로 일하시며 회사와 계약을 맺고 일하시는 분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일을 처음 소개받을 때,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도 설명을 듣지만 얼마를 받는지도 관심 있게 보죠. ㅎㅎ 저는 아주 가끔 일하고, 사람을 구하다 구하다 구해지지 않아 저에게까지 일이 넘어오는 경우에 맡아하는 거라, 실제로 알바의 단가나 적정가가 얼마인지 모릅니다. 아무래도 지인 소개이기 때문에 더 주실 수도 덜 주실 수도 있고요. 그래서 알바비는 참고로만 봐주세요.
미국은 딱 일한 만큼 부르고 일한 만큼 줍니다.
예를 들어 행사가 10월 10일 9:00-11:00에 예정되어 있으면, 알바생들에게 업무시간을 8:30-11:30 으로 고지하고, 시급은 3시간 일했으니 그에 맞춰 줍니다. 행사 전 준비부터 행사 후 마무리까지 근무시간에 포함해서 시급을 지급하죠.
행사의 총괄은 직원의 책임이기에 직원이 먼저 출근해서 일하고 있고, 끝까지 남아 마무리합니다. 만약 알바들의 퇴근시간까지 정리가 안되더라도 알바는 먼저 보내고 직원이 최종적으로 마감하고 갑니다. 반대로 일이 조금 일찍 끝나 예정된 시간보다 먼저 가더라도 일회성 알바의 경우 일을 위해 시간을 빼놓았기 때문에 보통 예정됐던 시간 전부 지급합니다.
시급은 일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단순 업무인 경우 최저시급에서 조금 높게, 특정 능력을 요구하는 경우는 꽤나 넉넉하게 쳐줍니다. 예를 들어 저는 현지의 관광지에서 안내를 하는 알바를 한 적이 있었는데요, 최저시급보다 1불 더 받으며 두 달 정도 일한 적이 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현지인에게 의뢰받은 통번역 업무를 했었는데요, 간단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통역은 한 시간에 25-55불 정도를, 공식 서류 번역하는 업무는 장 당 100-150불을 받았습니다.
더하여, 도심에서 거리가 먼 곳에 있는 행사를 위해 운전을 하거나 교통비를 지출하는 경우 기름값이나 교통비를 거리로 계산해 환급해주기도 합니다.
반면에 한국은 출장까지 오실 만큼 중요한 일이라 알바 수당도 아끼지 않는 것 같아요. 난이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200-400불 정도를 제시합니다. 시급은 굉장히 높지만, 행사 시간만큼만 딱 시급을 지급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 시급을 100불로 안내하고 행사 시간은 10월 10일 9:00-11:00에 예정되어 있다고만 안내합니다. 그러면 두 시간 일하고 200불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모든 행사에서 당연하게도 일찍 출근하라고 통보합니다. 대부분 30분, 또는 어떤 곳은 1시간 먼저 출근해달라는 곳도 있었어요. 즉, 9:00에 시작될 행사를 위해 8:00부터 출근하는 거죠. 그리고 11:00에 예정대로 행사가 끝나도, 모든 마무리가 끝날 때까지 함께 일하거나 기다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일한 대로 시급을 받는 미국식이나, 시급은 높게 부르면서 당연하게도 무급으로 일을 더 시키는 한국식이나, 받는 돈은 슷비슷비 한 것 같아요.
처음 일을 소개받을 때, 미국 회사에서는 알바에게 시키는 일을 아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설명해줍니다. 더해서 대부분 문서로 기록을 남겨요. 어떠어떤 프로젝트에서 이러이렇게 진행할 계획이며, 그중에 이런 일을 너에게 맡긴다. 대략적인 설명은 해주지만 세부사항은 따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회사 기밀이기도 하니 외부인에게는 꼭 알아야 할 정도만 need to know basis 안내해줘요.
그러면 알바하는 입장에서도 편합니다. 내가 할 일만 딱 하면 되고 더 이상의 업무도 책임도 없으니까요! ㅎㅎ 그리고 회사도 알바에게 그 이상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제가 자발적으로 뭔가를 더 하려고 해도, 그 업무를 맡은 담당자가 있으니 네가 안 해도 된다는 안내를 받은 적이 있어요. 담당 업무가 세부화 되어 있고, 책임소재가 분명한 아주 이상적인 관계였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현지 회사와, 외국 회사의 입장이 되는 한국 회사들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겠죠. 한국 회사에서 사람을 구할 때는 대부분 출장업무를 도와주는 일입니다.
저는 '통역'으로 알바를 합니다. 알바를 소개받을 때에도 통역으로 소개받고, 사전에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에도 통역 업무에 관한 내용만 전달받아서, 저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가서 정해진 통역 일만 하고 오는데요.
이게 조금 애매하달까요 ^^; 제 업무는 행사 동시통역이라 안내받았는데, 서비스(?)로 업무보다 훨씬 더 넓은 일처리를 기대하시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행사와 무관한 숙소나 렌터카 예약 관련 출장 준비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시기도 하고, 현지에 도착하셔서도 공항에서부터 도착했다는 연락을 하십니다. 심지어 주차장 사진을 보내시고 여기서 어떻게 가냐고 물어보시기까지 ㅎㅎ
물론 저는 사전에 조율된 정해진 업무만 딱 하기 때문에 ㅎㅎ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혹시나, '현지 코디네이터' 나 'VIP 의전' 같은 일처리를 기대하고 오셨다가 제가 해드린 일에 불만족하실까 봐 걱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만약 애초부터 '현지 코디네이터'가 필요하시다고 말씀하셨고, 제가 그 일을 맡게 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지고 일을 할 텐데 ㅠㅠ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상황이라도, 명확하게 이런 일을 처리해달라 보수는 이렇게 지급하겠다 라는 요청을 하셨으면 당연히 해드리겠지만... 이게 일을 시키신 건지 아닌 건지 ㅠㅠ 한참이 지나서야 아리송해질 때가 있더라고요.
게다가 한 회사에서만 그런다면 그 회사가 문제라고 가볍게 여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제가 겪은 모든 한국 회사에서 똑같이 그러셔서... 제가 한국 알바를 맡을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일단은 고민만 ㅎㅎㅎ 시간 엄수하고 협의된 업무를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믿고 있어요.
한국 회사는 정말 높은 확률로 함께 뒤풀이 겸 식사를 하러 갑니다. 정이 많아서 (?) 식사까지 함께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아요.
미국 업체에서 아르바이트할 때는 점심시간에도 각자 따로 먹는 게 당연하고, 식사가 제공되는 경우도, 안 되는 경우도 있어요. 친한 사람들끼리는 같이 먹자고 약속을 잡기도 하거나, 만약 함께 식사하고 싶은 경우 먼저 편하게 제안하기도 제안받기도 해요.
미국에서는 일이 끝나면 급여를 보냈다는 연락 정도만 옵니다. 그러면 한 2-3일 안에 우.편.으.로. 체크를 받아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뒤로 아무 소식이 없습니다. 쿨거래 했어요.
한국 회사는 대부분 달러로 현금으로 지급하시고 수령 확인서를 작성합니다. 보통 확인서에 업무 내역과 수령자의 서명을 요구해요. 또는 한국에서 의뢰받은 번역 일은 일이 끝나고 청구서를 보내드리면 바로 계좌이체 해주십니다.
요즘에는 전자문서로도 계약서를 쓰는데, 도장을 필수로 요구하는 곳도 있더라고요. 도장이 필수일 때 꿀팁! 인주가 없어서 립스틱을 손가락에 발라 도장에 묻히고 찍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돈은 받아야 하니까요 ㅋㅋㅋ
다만 일이 끝나도 A/S 개념 (즉, 추가 업무를 시키셔도 무급) 으로 연락이 올 때가 많습니다. 사소하게는 문서 편집 수정부터, 자잘한 번역도 다시 요구 주시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ㅠㅠ
어떤 알바에서는 제가 한 일보다 시급을 많이 주시면서 앞으로 ~~ 관련하여 문의 사항이 있을 때 연락을 하겠다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어요. 차라리 이렇게 정확하게 말씀해주시면 일을 받는 입장에서도 편합니다 ㅎㅎ 이러이런 일을 원하시는구나 라고 예측하고 추후에 연락이 오더라도 업무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알바하기 싫으냐? 그럴 리가 있습니까 알바야 언제든 좋죠. 불러만 주면 어디든 갑니다요 굽신굽신.
To whatever degree each of you here today acknowledge a sense of individual responsibility for the common good and for the welfare of others less fortunate than you. I urge you not to lose it, to cherish it and to make that sense of purpose your how your call for life so as to give it to great dimension and meaning.
어떤 가치가 있는 일을 할지 매 순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세상에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낼 가치가 있는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제 인생에서 의미 있는 일들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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