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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26. 2022

네 번째 결혼기념일, 우리 부부는...

결혼생활에서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은 바로 지금밖에 못 하니까


벌써 결혼한 지 4년,

1년 차 땐 죽기 살기로 싸웠고

2년 차 땐 내가 우울증에 걸렸고

3년 차 땐 조금씩 서로를 인정해서

4년 차인 지금 태평성대를 맞았다.


우리가 만난 지는 7년, 

그동안 나에게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변화가 아닌 내면의 변화.


사람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나는 그럴 수 있다고 대답한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릴 뿐.

남편도 나도 참 많이 바뀌었다.




결혼기념일에 남편에게 슬쩍 물어봤다.

"나 정말 많이 바뀌지 않았어?"

남편은 "글쎄, 잘 모르겠는데" 라고 대답했다.


"그으래~? 그럼 내가 옛날처럼 행동하길 바라?

내가 남편 취업 준비에 잔소리하고 

우리 이사 언제 가냐고 스트레스 받아하면 좋겠어?"

라고 되물으니

"그러고 보니 많이 바뀌었네 ㅎㅎ" 라고 억지 대답을 ㅋㅋㅋ


나는 더 남편을 닮아가고, 남편도 조금씩 나를 닮아간다.

나는 성격이 더 유해지고 차분해졌고 

남편도 나에게 많이 맞춰준다는 걸 이제는 안다.




최근 빈지노-미초바 커플이 용산구청에서 호화 결혼했다는 연예기사를 봤다 ㅎㅎ 연예인과 공개 연애하고, 해외에서 장거리로 군대도 기다려 꽃신까지 신고, 이후 한국으로 이주까지 하고, 그리고 구청에서 하얀 드레스에 부케 들고 혼인신고하는 걸로 결혼하고... 


만약 그들이 일반인이었다면, 만약 그들이 네이트 판에 글을 올렸다면, 만약 그들이 내 주변에서 흔히 보는 친구였다면... 그들의 결정을 지지할 수 있을까? 


나도 그렇게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왜 그렇게 불평불만이었을까? 내가 남편과 아무리 특별하게 국제결혼을 했대도, 아름다운 정원에서 아무리 특별하게 혼인서약식을 했대도, 아무리 특별하게 남들 신혼여행 왔다 가는 하와이에 산다 했대도... 나는 왜 이 좋은 환경을 못 봤을까?


특별한 일을 원한다면, 내가 특별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의 특별함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특별하게 여겨줘야 한다. 아무리 특별한 환경에 있다 하더라도 나에게는 평범하디 평범한 일상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우리가 더 안정되면, 남편이 취직만 하면, 정착할 수 있는 집으로 이사 간다면... 물론 내가 더 나은 상황을 꿈꾸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고 모두 타당하다. 그때가 온다면 정말 좋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가 불행할 필요는 없다. 내가 허용한다면 나는 여기서도 행복하고 미래에서도 행복할 수 있다. 




지금도 충만하다. 


우리가 하와이에 더 오래 머물게 되면서 나는...

하와이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하루하루 깨닫고 감사할 수 있게 됐고

하와이의 한인사회와 한국 마트, 한국 음식점, 더 잘 애용할 수 있고

미국에서의 첫 경력을 3년 차 까지 쌓을 수 있었고

시간이 많아 잡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글도 쓸 수 있게 되었다.


어느 하나 허투루 보낸 시간이 없다. 모두 내가 허용하는 만큼 좋은 시간이 되어 준다. 모두 내가 의미를 부여하는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 되어 준다.


나는 지금 여기서 남편과 함께, 또는 나 스스로, 얼마나 더 행복해지고 싶은가?

인생 길게 봤을 때, 30대 중반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내가 하는 어떤 말이 어떤 행동이 나를 그렇게 만드는가?


타인의 눈초리에 나의 희망을 꺾을 필요는 없다. 

남들 눈치 보느라 내 욕망을 억제할 필요도 없다. 

누가 뭐라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것만으로 의미 있으며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나는 내가 허용하는 만큼 좋아질 것이다!!! 관건은, 내가 얼마나 허용할지이다. 다른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이 내가 나에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 ) 나는 내가 원하는 누구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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