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차이가 월드컵 축구 경기에 미치는 영향
나는 어떤 환경에 노출되기를 바라는가?
가운데
있는 꽃이 어느 그룹에 속할지 물어보는 질문에, 동양인은 둥글게 생긴 꽃잎이 전체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A그룹을, 서양인은 똑같은 줄기 모양을 공통적 특성으로 갖고 있는 B그룹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전체와의 조화와 관계를 중요시하는 동양 사상과는 달리, 서양은 사물의 개체성을 강조합니다. 대상을 볼 때 개체를 배경으로부터 분리해서 본다고 해요. 더해서, 서양인들의 뇌에서는 개체를 분리해서 보는 작용뿐 아니라, 분리된 개체 의미를 해석하는 작용도 일어난다고 합니다.
분석적 사고는 어떤 사물이나 인간을 관찰하여 그 속성을 발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알아낸 속성을 중심으로 사물을 분류합니다. 분류에 대한 원칙을 정하고 그 원칙을 중심으로 분류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리처드 니스벳 | 미시건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세상
을 볼 때에도, 시각이 달라집니다.
서양인에게는 각각의 개체들이 모여서 집합을 이루고 있는 상태이고,
동양인에게는 개체성이 없는 하나의 덩어리 와도 같은 상태,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장과 같은 공간, 즉 일체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해요.
이런 차이로 인해, 인간관계에서도 개인을 집단의 부분으로 보지 않고 개인 자체로 인식하며, 비교적 평등하고 수평적인 관계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개인의 선택과 자유가 가장 중요한 가치이고, 자율성과 주체성이 강한 동기부여가 됩니다.
월드컵
축구 경기에 대한 정말 흥미로운 해설을 발견했어요. 구자철 선수가 한국이 슈팅이 적은 이유를 날카롭게 분석해 주셨는데요, 그 이유가 문화 차이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한국 축구는 상황 상 골을 넣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선수에게 양보하는 문화가 지배적이라면, 유럽 축구는 슈팅할 수 있을 때 무조건 시도하는 것이 중요한 문화라고 해요. 한국은 배려하는 팀워크를 강조하는 문화, 유럽은 개인적인 책임에 대한 문화라 그 차이가 축구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중원 장악, 세컨드 볼, 후방 빌드업 등 모두 잘 이뤄지지만 정작 슈팅까지 이어지는 장면이 적다고 해요.
반면에 10살 때부터 스페인 유스클럽에서 활동했던 이강인 선수는 과감한 슈팅과 크로스를 올리며 플레이했다는 언급을 하며, 개인만의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닌 과감한 공격을 허용하는 훈련을 받고 경기를 뛰는 그 환경이 다르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20년도 더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 문화를 분석, 지적한 부분과 연결되는 것 같아요. 히딩크 감독은 경기장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며, 수직적인 위계질서와 권위의식을 타파하기 위해 “그라운드에서는 반드시 나이를 막론하고 반말을 쓰고, 위계질서에 관계없이 서로 간에 대화를 하며 경기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하셨었죠.
축구
라는 팀 경기를 통해 스포츠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에 대한 시사점을 보여줍니다. 나이나 관계, 배경과 별개로 능력 있는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잘못된 부분은 누구나 공론화할 수 있고 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더 나은 경기를 위한 노력이 우리 사회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회사에서도 수직조직에서 수평조직으로 리더십 패러다임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사실 축구장 위에서는 선수 대 선수로, 회사에서는 직원 대 직원으로, 어떻게 보면 동등한 입장이고 모두가 맡은 역할을 하는 것뿐인데 관계성이 적용되면 오히려 불합리한, 불공평한 상황이 되는 것 같아요.
물론 직급, 연차, 책임 등 맡은 역할이 다르고, 그 차이는 연봉으로 보상받잖아요. 그 외에는 인간적으로 평등한 사이, 인격이나 존엄성이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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