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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Sep 08. 2023

한국 문화에서 고부갈등이 없어지기 위한 전제조건

돈으로 효도를 살 수 있다는 착각








일렬로


위치한 세 개의 우주선이 있습니다. 가장 앞에 위치한 우주선은 어느 것으로 보이시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관찰자의 시점과 대상의 시점의 차이를 드러냅니다.


서양에서 본다는 행위는 관찰자인 자신이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해요. 자신이 주체가 되기 때문에 시선 방향이 관찰자에서 대상으로 향합니다. 그러므로 서양인의 경우 자신의 시선에서 가장 먼, 제일 작은 우주선이 앞쪽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반면, 동양에서의 본다는 행위는 대상이 중심이 된다고 합니다. 대상이 주체가 되어 관찰자인 내 앞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시선 방향이 대상에서 나에게로 향하게 됩니다. 동양인의 경우 자신에게 가장 앞쪽에서 나타나는, 제일 큰 우주선이 앞쪽에 있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무엇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지의 관점의 차이는 어떤 행동을 할 때 어디에서 동기를 부여받는지에도 이어져 더 크게 격차를 벌립니다. 


서양에서 자신의 입장에서 대상을 바라봅니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원하는 대로 세상을 보는 방식을 말합니다. 서양인들은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집중하기에, 개인주의 또는 자기중심적인 시각을 갖습니다. 



미국, 호주, 영국 같은 나라들은 매우 개인주의적인 나라들입니다. 이 나라에서는 행복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겨집니다. 물론 중국이나 한국에서도 행복의 중요성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미국처럼 행복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미국에서는 행복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믿는데 말이죠. 그래서 미국인들은 희생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미국인들은 자신의 행복과 부모의 기대가 대립하는 경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선택을 합니다.

에드 디에너 l 일리노이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동양에서 상대방을 중심으로 한다는 것은 내가 상대방의 입장이 된다는 뜻입니다. 즉, 다른 사람이 나를 보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보는 방식을 말합니다.


 

그 결과로 인해서 이것만이 다는 아니지만 동양 사람들과 서양 사람들 사이에서 경험하는 행복감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거죠. 동양 사람들은 끊임없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개인의 행복이라는 개인만 행복이라는 경험 아니라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할 수가 있습니다.

최인철 l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어쩌면


우리는 외부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보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회가 정해놓은 정답만을 추구하며 소모적인 경쟁을 하는 건 아닐까요?


대학을 갈 때에도

취직을 할 때에도

결혼을 할 때에도

아이를 낳을 때에도

이혼을 할 때에도


인생에서 큰 굴곡을 지날 때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신가요?




고부관계


는 이러한 관점의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나는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럴 거면 재산 물려받을 생각조차 말아라!”

제가 결혼생활과 시댁과 관련된 일화를 작성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댓글이에요. 


저는 이 문장 자체가 굉장히 모순된다고 생각해요. 재산을 담보로 효도를 강요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감정이며, 그게 정상이겠죠.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고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시키면, 강요하지 않아도 부모님께 감사하고 효도할 거예요.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도 사랑하는 부모님이 보고 싶어지면 찾아뵙고, 

지혜롭고 현명하신 부모님께 연륜이 담긴 조언을 구하고 싶어 지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님의 삶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니 더더욱 존경하게 되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요.




당연하게도 그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을 거예요. 그러면 그 상황도 받아들여야 하는데, 자식의 또는 부모의 마음까지도 돈으로 계산하려 하다니... 너무나도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적인 사상이 아닐까요?


연봉과 자산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축의금이나 부의금으로 친구를 정의하고, 

유산으로 부모의 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상황인가요? 


사회 전반적으로 돈이 너무나도 중요해지다 보니, 돈으로 마음을 살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아요. 사랑, 진심, 효도, 관심... 외재적 동기로 내재적 동기를 유발할 수 있을까요?




명절


이면 등장하는 잔소리 메뉴판도 정말 획기적이에요. 집안 어른들께서 잔소리를 할 때, 나는 잔소리를 들어야만 한다고 믿는 상황이라 그런 것 같아요. 


외부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도록 허용하는 것이죠. 

자기중심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는 자신의 자유와 선택, 결정권을 스스로 박탈하는 행위일 수도 있어요.


잔소리 메뉴판의 가격을 지불받는다 하더라도, 잔소리를 진심으로 듣고 싶어 질까요? 나의 시간과 감정을 고작 돈 얼마를 받고 망치고 싶은 마음은 아닐 것 같아요.




우리가 왜 그럴까 한 번쯤 되돌아봤으면 좋겠어요. 


내 상황을 친척들에게 알리는 것 자체가 싫은지, 

친척분들이 아는 것은 상관없으나 내 상황을 멋대로 판단하는 것이 싫은지,

그분들이 어떤 반응을 해주시면 내가 좀 더 마음이 편하게 대화할 수 있을지,

친척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지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응원해 주시길 바란다거나,

나의 사생활은 지키고 싶으니 개인적인 일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표현하거나,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으니 나의 선택을 존중해 달라고 부탁하거나 하면 어떨까요?




물론


유난이다, 깍쟁이다, 세상 물정 모른다 하실 수도 있어요. 

그런데 기성세대들도, 우리 사회도, 오해하고 있는 게 있어요.


어른에게 말대답하는 게 아니라 나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히는 거예요.

잔소리가 듣기 싫은 게 아니라 나의 선택을 존중받고 싶은 거예요.

어른의 의견에 반박하는 게 아니라 내 의견도 갖고 싶은 거예요.

어른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나도 시행착오를 겪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거예요.

전통적으로 그런 행동이 용납되지 않는다고 법에 명시된 나의 자유를 침범당하고 싶지 않은 거예요.




명절에 잔소리하지 말라는 것보다, 명절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물어보는 건 어떨까요?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끼리 사실 무슨 깊은 얘기를 하겠습니까만은, 

해야만 하는 것보다 하고 싶은 일을 물어보고, 

하지 말라는 것보다 하고 있는 것들을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사실은 우리도 서로서로 배려하고 싶고, 애정과 관심이 있다는 진심만을 표현하면 충분해요! 




돈,


공포, 

의무감, 

강요, 

타의적 양보...


이런 방식으로 효도를 하고 사랑을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면, 

제대로 된 사랑을 받은 경험이 없다면, 제대로 된 진심을 표현받은 적이 없다면,

자신이 사랑받고 싶어도 그 방법밖에 모를 수도 있어요. 


살아남기 바빴던 전쟁통에 태어난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하는 것만으로, 

안 굶기고 밥만 챙겨줬거나, 

학교는 보냈다 하면, 

돈 벌어오라고 내쫓지 않았다면, 

부모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지금 시대가 바뀌어서 촉감놀이며 정서발달을 챙기지만 옛날엔 그럴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어요. 




진심을 다하는 관계가 어떤 것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인생에서 내가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다음 세대에게 어떤 삶의 유산을 남겨주고 싶은지


오히려 현재를 사는 우리 세대가 더 많은 고민을 할 거예요. 더 많이 배우고 더 넓은 세상을 보며 더 발달한 기술과 발전한 사회 높아진 시민의식을 누리고 있으니까요.




강요받아 억지로 하는 효도보다, 마음에서 우러나올 때 하는 행동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의무적으로 하는 전화보다 진심으로 부모님, 시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드리는 연락이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명절이니 무조건 자고 가라고 강제하는 것보다 서로 일정에 맞춰서 고향을 방문하거나, 또는 시간을 조율해 완전 새로운 장소로 여행을 갈 수도 있겠죠.




한국 문화에서 고부갈등, 세대갈등이 없어지기 위한 전제조건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삶을 찾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아요. 

내가 원하는 고부관계, 부모자식관계, 부부관계, 친구관계가 어떤 모습인지 고민해 보아요.

그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스스로 이루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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