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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이 Oct 19. 2021

발상의 전환, 내가 좋은 시어머니로 만들어 드리기

나는 아직 자녀계획은  없지만 아기를 낳으면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다는 감정이 들 것 같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보기만 해도 배부르고, 불면 꺼질까 안으면 날아갈까 애지중지 키울 것 같다. 우리 부모님이 나를 그만큼 사랑해주시는 것처럼.


마찬가지로 시부모님도 남편을 그렇게 키우셨겠지. 그래서 우리 부모님이 사위에게 딸을 잘 부탁한다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하시는 것처럼 시부모님도 나에게 아들을 잘 부탁하시고 싶으셨을 것이라고 믿자. 우리 부모님께서 사위와 서로 알게된 기간이 길지는 않는 만큼 딸인 나를 더 많이 믿어주시는 것처럼, 시부모님도 나를 믿어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거라고 믿자.




시어머님께서 나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는 당신이 아들을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지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겠지. 그리고 그 의도를 표현하는 방식이 당신에게는 그게 최선이었겠지. 나도 아들이 있었다면 이 세상 누구보다도 나에게 소중한 존재일 것이니까. 


시어머님 배 아파서 목숨 걸고 낳은 자식이고, 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키운 아들인 것도 마찬가지이고, 지금 내가 내 아기에게 느낄 법한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모성애와 희생을 쏟아가며 예쁜것만 보이고 먹이고 키웠을텐데.


시어머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시던 아들을 정말정말 사랑하시는구나. 이 세상 누구보다 너무너무너무 사랑하시는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좀 듣기 수월하려나? 듣기 힘든 건 마찬가지 일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내가 스트레스 받는 이유는 그 상황에서 어머님 말씀을 100% 들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따지고 보면 나는 우리엄마 말도 잘 안듣는 청개구리 였는데 시어머니 말씀에 왜 스트레스를 받는지 의문이 들었다. 학창시절 엄마가 아무리 공부해라 공부해라 했었어도 내가 공부하고 싶을 때 공부가 됐던 것처럼 내가 듣고 싶은 만큼만 들으면 된다. 


어머님이 좋은 의도였다는 것을 알아 듣는다고 알리고 내가 받아들이고 싶은 만큼만 받아들이면 된다. 그게 나의 의견과 감정, 의지를 존중하는 나만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 삶의 자기결정권과 주체성을 존중하기! 시어머님이 나를 존중해주길 바란다면 어느 세월에 될 지 모르니까, 그 전에 내가 나를 존중해주기. 


온화하게 말하고 유하게 받아들이자. 시어머니의 아들에 대한 사랑을 꼬아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시부모님께서 주장하는 좋은 의도를 그분들께서 말씀하시는 그대로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나의 마음도 최선을 다해 대변하고 존중해주자.




          언어감지          ⇌          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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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저희 부부가 행복하기를 원하시는 걸 알아요. 저희가 서로를 위하며 더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노력할게요. *^^*


어머님도 제가 행복하길 바라실거라 믿어요. 저는 이거랑 저거 할 때 가장 행복해요! *^^* 


어머님, ㅇㅇ씨와 제가 부부로서 행복하게 지내길 바라신다는 마음인 것 잘 알겠어요 *^^* 


어머님께서 자상하시고 마음이 넓으신 분이시니, 좋은 의도로 말씀해주신 거라고 믿어요! *^^*


어머니께서 저희를 위해 이런 말씀을 해주시려는 의도는 잘 알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해요. *^^*


어머니께서 제가 더 잘 되기를 바라시는 마음을 잘 알겠어요. 제 꿈은 ~~ 에요. 저도 제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할게요. *^^*


어머니, 저희는 지금 저희 삶에 만족해요. 저는 ~~ 하는 삶을 원해요. *^^*


어머니께서 저를 편하게 가족처럼 생각하셔서 그렇게 하신 것도 이해되요. 어머님께서 저를 생각해주시는 마음만은 감사해요. *^^*


어머니께서 제가 시댁에서 편히 있다 가라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어머님 말씀처럼 편하게 있다가 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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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내가 내 인생에서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다.







그러니까 나도 그냥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만큼만 최선을 다해 하면 된다. 진심으로 우러나서 시부모님께 해드리고 싶은 만큼 해드릴 것이다. 내가 시부모님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만큼만 위해드리고, 그 만큼의 범위 내에서 진심을 다해 드릴 수 있다면, 내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을 알고 표현했다면 나는 나 스스로에게 떳떳하다. 그렇게 서로에게 진심을 전할 수 있는 관계가 된다면 충분하다. 그렇게 시부모님을 나에게 맞춘 좋은 시부모님으로 볼 수 있다.


나는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가 실망하거나 그것마저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선택이다. 그러나 내가 더 해주고 싶어도 못해주는 그런 상황과 마음을 이해해주고 감싸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것이 어떤 인연이든 진정으로 축복받고 가치있는 인연일 듯하다. 실제로 시부모님께서 내가 맘에 안드는 며느리더라도, 내 마음에 시부모님께서 이정도면 좋다 받아들일 만 하다면 그 분들은 나에게 좋은 시부모님이다. 내가 굳이 그분들께 완벽한 며느리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다. 나는 내가 최선을 다하는 며느리라고 생각하면 끝이다.




어쩔 수 없는 건 없다. 꼭 해야 하는 것은 없다 꼭 이렇게 해야만 한다는 것도 없다. 이게 확실하다는 것은 없다 이게 당연하다는 것도 없다. 굳이 하기싫은 일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굳이 남들 시선을 신경쓰지 않아도 남들의 기준에 맞추지 않아도 된다.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만큼의 범위 밖의 모든 일들은 거절해도 된다. 그래도 괜찮다. 그 이상 안해도 된다. 나의 선택 나의 의견 나의 감정을 내가 존중해줘야 한다.


굳이 내가 나를 희생시키지 않아도 된다. 굳이 행복하지 않은 결혼생활은 유지하지 않아도 된다. 굳이 시어머님 말씀을 다 들을 필요는 없다. 굳이 상처받지 않아도 된다. 굳이 일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굳이 일을 다 할 필요도 없다. 굳이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 굳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이 압박에서 벗어나면 정말 큰 부담감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주체가 ‘나’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내가 원하지 않는다면 해야할 의무는 전혀 없다. 누가 내 머리에 총 겨누고 시키지 않는 이상 내가 거절할 수 있다. 전부 내 결정 내 선택이다.




그 대신, 부정문 보다는 긍정문으로 말씀드리자. 그들의 좋은 의도를 인정하며, 나를 위해서 더 좋은 시부모님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드리자! 내가 싫어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을 말씀드리자.  내 감정을 그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소용도 없다. 내 감정은 내가 느끼는 그대로 정당하며 내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그들의 허락을 구할 필요 자체가 전혀 없다 그러므로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되며 설명해봤자 그들은 당신들만의 사고방식에 갖혀 어차피 나를 이해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60-70 평생을 다른 문화 또는 상식을 접해본 적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본인의 사고방식을 넘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중요한 점은 나의 의사를 어떻게 전달하는 지이다. 남편에게 시어머니에 대해 말할 때에는 상대의 부모님이니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이야기 해주는 것이 남편도 더 잘 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시어머니께서 상식에 어긋난 행동을 하시고 염치 없는 요구를 하셨다고 부모님을 욕하거나 비하하면 상대는 방어적이게 된다. 자신에게는 사랑하는 어머니, 자애로운 어머니, 나를 키워주시느라 고생하신 어머니이니. 




출처 : 매일경제 대학교수 할만하십니까? https://m.youtu.be/gdlZfPZ7CnQ




예를 들어, 아들내외가 시댁을 방문하길 바라시는 상황이 많이 있었다. 특히 명절연휴에는 콕 찝어서 이때는 시댁에 왔으면 좋겠다고, 그 명절 연휴가 있는 주에 내 생일도 같이 있으니 생일파티를 해주겠다는 말씀을 하셨었다.


나는 굳이 내 생일이 아니더라도 시댁에 오라고 하면 굉장히 불편했다. 왜 불편할까? 시댁에 가기는 싫지만 가야만 할 것 같아서, 안가면 큰일 날까봐 시부모님께서 언짢으실까봐, 너무너무 부담되고 불편했다. 내가 안간다고 했을 때 시어머니와 남편이 압박하고 눈치줄 상황이 예상되서 더더욱 싫었다.


아직 그런 상황이 닥치지도 않았는데 나는 왜 그렇게 두려워했을까? 나는 어쩌면 며느라기처럼 내가 시부모님을 모시고 대우해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보다. 어른이니까, 남편의 부모님이니까. 그런데 다시 되짚어서 생각해보면, 남편의 부모님이니까 존경해드리고 어른이니까 이제까지 살아오신 삶의 방식을 존중해드리면 되는거다. 나는 시부모님의 노예도 아니고 광대도 아니다. 그런데 내가 나를 스스로 그렇게 만들면서 시부모님을 원망하고 있었다!


시부모님의 감정은 시부모님의 것이고 내가 존중은 해드리되 나의 감정도 나의 것이니 내 감정도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 시부모님께서는 당신들이 원하는 상황을 말로 표현만 하셨다. 내 머리에 총 겨누고 시댁에 오라 한 것도 아니고 시댁에 갈 지 말 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었다. 괜히 내 두다리로 시댁에 걸어들어가서 하고싶은 것도 못하는 생일을 보내는 것을 선택할 수도, 내가 원하는 일들로 채운 하루를 보내는 것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나는 억지로 시부모님이 바라는 데로 해드리면서 시부모님을 악랄한 시부모님으로 만들어드리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내가 계획한 것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고 그런 나의 의견을 존중해주시는 좋은 시부모님으로 만들어드릴 수 있다. 


그리고 제작년 작년 올해도 나는 내 생일에 여행을 갔다. 



          언어감지          ⇌          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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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명절과 제 생일에 함께 보내고 싶어하시는 마음 정말 감사해요. 저는 제 생일에 여행을 가고 싶어서 계획중이에요! 시댁은 다음에 방문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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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여행에서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정말 행복한 생일을 보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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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머님께서 내가 시댁에 방문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신다면 그 순간을 잘 넘겨야 한다. 공손하게 예의바르게 상냥한 목소리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알려드린다. 주위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난 하고 싶은 것을 할 것이므로 들을 필요가 없다 (이 순간을 버텨야 한다) 



          언어감지          ⇌          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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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은 그렇게 생각하시는군요. 어머님 의견 잘 들었어요. 의견 주셔서 감사해요. 

어머님, 저는 제 생일에 여행을 갈 거에요.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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